연일 ‘변화·초심’ 외치는 이재명, 박스권 갇힌 지지율 반등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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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정체 국면에 빠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연일 ‘변화’를 외치고 있다. 정부의 일관된 반대에도 강한 추진 의사를 보이던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전격 철회한 데 이어 당 안팎에서 ‘옥상옥’ ‘결정 장애’ 비판이 제기된 중앙선대위 조직도 21일 ‘무게’를 대폭 덜어 기동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키로 했다. 그러나 현재의 위기 원인을 두고 ‘대장동 의혹’에 설익은 정책과 설화를 남발한 이 후보 자신의 문제라는 시각도 적지 않아 이 후보 측의 쇄신 조치가 박스권 지지율 탈출을 이끌어 낼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철회 이어
선대위 쇄신하고 몸집 줄이기로
‘이재명 스타일’ 강화 나서는 듯
설익은 정책· 논란성 발언 등
“후보 자신 먼저 변해야” 지적도

이 후보는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선대위 쇄신 문제와 관련, “날렵하게, 가볍게, 국민이 원하는 곳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겠다.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만들어 가겠다”며 “오로지 실력, 국민을 위한 충정, 열정을 가진 사람들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왜 이재명을 여당 대선 후보로 선출해 주셨을까 생각해 보면 제가 오로지 국민만을 위한 마음으로 거짓말을 하지 않았고, 약속은 반드시 지켰고, 맡겨준 권한을 오로지 주권자의 이익을 위해서만 썼기 때문”이라면서 “제가 그 마음을 충분히 받아 안지 못하고 민주당이라는 큰 그릇에 점점 갇힌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겠다”면서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하고, 부족한 건 부족했다고 인정하고 정말 낮은 자세로 다 버리고 새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5일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선후보를 확정한 이후 지금까지 발표된 대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는 이전보다 지지율이 크게 상승하면서 컨벤션 효과를 누리는 반면, 이 후보는 오히려 정체 또는 하락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 발표된 지난 19일 한국갤럽(16~18일, 1000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의 대선 4자 가상대결에서도 윤 후보는 42%의 지지를 얻어 31%인 이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지난달 19~21일 같은 조사에서는 이 후보 34%, 윤 후보 31%로 박빙 양상이었는데, 한 달 만에 윤 후보의 월등한 우세로 판세가 뒤바뀐 것이다. 특히 최근 조사에서는 민주당의 절대 강세 지역인 호남에서도 윤 후보 지지율이 20%대에 육박하는 조사가 나와 이 후보 측이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이 후보가 추구하는 변화의 방점은 선대위의 ‘슬림화’를 통한 기민한 현안 대응과 함께 당과 결합하면서 다소 숨을 죽였던 기존의 ‘이재명 스타일’을 강화하겠다는 데 찍힌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선대위 쇄신 차원에서 이 후보에게 선대위원 전원의 거취를 백지위임하고, 백의종군하겠다는 결의를 전달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새롭게 기민하며 국민의 변화 요구에 부응하는 체제로 선대위를 전환하고, 의원들은 현장 중심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후보가 위기의 원인으로 ‘민주당화’를 언급하며 당의 문제를 지적하는 데에는 내부적으로 이견이 적지 않아 보인다. 국민 60% 이상이 반대하는 재난지원금을 밀어붙이다가 철회한 것도, 외식업 총량제와 20대 소득세 면세 검토 등 조율 안 된 정책을 섣불리 언급해 혼선을 초래한 것도, ‘부산, 재미 없다’ ‘불법 시위 응원’ 등 논란성 발언으로 선거 캠페인의 에너지를 불필요하게 소모하게 한 것도 모두 이 후보의 ‘입’에서 파생된 문제였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후보를 여기까지 오게 한 성과에 대한 집착, 강한 추진력, 능수능란한 화법 등이 최근 본선 무대에서는 ‘불안하다’ ‘품위가 없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강화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면서 “당도 물론 변해야겠지만, 변화의 중심에는 당연히 이 후보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 후보는 이날 세대별 참여자와 대화를 나누는 ‘국민반상회’의 일환으로 충북 보은군 보은읍에 있는 판동초등학교를 찾았다. 이 후보는 판동초등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운영 중인 ‘기본소득 매점 쿠폰’을 고리로 자신의 기본소득 정책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국립대전현충원의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묘역을 참배,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일방적인 도발에 대해서는 용인하지 않겠다. 민간인 지역에 대한 불법 도발은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겠다”며 강한 안보 의지를 내보였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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