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지나도 재발 위험,꾸준한 표준치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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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듣는 베스트 건강법 ⑨ 유방암] 부산백병원 외과 김태현 교수

우리나라 여성 16명 중 1명 꼴로 걸리는 유방암은 환자의 생존율이 높지만, 재발률 또한 높아 치료와 관리가 특히 중요한 병이다. 부산백병원 외과 김태현(왼쪽) 교수가 유방암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부산백병원 제공

부산백병원 외과 김태현 교수는 유방암 수술 전에 시행하는 선행 항암치료를 적극적으로 시도한다. 항호르몬 치료와 종양 성형수술 분야에서도 남다른 실력을 보이고 있다. 유전성 유방암, 양성 유방질환에도 관심이 많다.

비대칭 가슴·멍울 있으면 진찰 필요
국내 1년에 2만 5900명 발생
수술 환자 10년 전체 생존율 84%
가임기 여성, 치료 이후 임신 가능
금연·절주·스트레스 이겨내야
건강한 식단·규칙적 신체 활동 중요


-유방암이 여성암 발생 1위라고 하는데 얼마나 많이 걸리나.

“전 세계 여성암 발생 1위인 유방암은 세계적으로 1년에 209만 명이 걸렸다. 국내에서는 1년에 2만5900명이 발생했는데 이는 전체 여성암의 20% 정도다. 우리나라 여성의 유방암 평생 위험도는 6% 정도인데 16명 중 1명이 유방암에 걸린다고 보면 된다. 미국은 우리의 2배 정도다.”

-양쪽 가슴의 크기가 다를 때 유방암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던데.

“여성은 양측 유방의 크기가 정확히 같은 경우는 많지 않고 대부분은 양쪽의 크기가 다르다. 약간의 비대칭은 정상이다. 그러나 평소와는 다르게 양쪽 유방의 크기가 비대칭인 경우는 커다란 멍울이 생겨서 그럴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하게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자가 검진은 어떻게 하나.

“폐경 전 여성은 생리가 끝난 후 3~5일에, 폐경 후 여성은 매월 일정한 날짜 정해서 자가검진하는 것이 좋다. 샤워할 때 거울을 보면서 양쪽 가슴의 대칭성을 관찰한다. 비누칠을 한 채로 만져보아 평소와 다른 느낌이 있거나 멍울이 만져지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한국여성은 치밀 유방인 경우가 많아서 검진에서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던데.

“유방을 구성하는 큰 부분이 지방이고, 서양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방이 적은 한국 여성은 유방의 크기도 작고 치밀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선별검사에서 유방촬영술로 검진을 하는 경우에 멍울이 치밀한 부위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보조적으로 초음파의 도움을 받아서 검사를 한다.”

-유방암 환자 중에는 항암치료를 회피하거나 항호르몬제 복용을 힘들어 하는 경우가 있는데.

“항암과 항호르몬 치료는 많은 부작용을 수반한다. 3~6개월 항암치료를 받을 때 탈모, 설사, 피로감, 구내염, 피부 부작용, 근육통, 불임 등이 생기기도 한다. 5~10년 복용하는 항호르몬제는 관절통, 갱년기 증상, 안면 홍조, 생리불순, 자궁내막암 등이 발생해 환자들이 힘들어 한다. 하지만 부작용이 생기더라도 혼자서 힘들어하지 말고 주치의와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이겨내야 한다.”

-가임기 여성은 유방암 치료 후에 임신을 해도 되나.

“가임기 여성이 유방암에 걸렸다 해도 치료 후에는 아기를 가질 수가 있다. 생리가 돌아와서 자연적인 임신을 할 수도 있고, 난자를 냉동보관해 나중에 임신할 수도 있다. 유방암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주치의와 가임력 보존에 대한 상담을 받기 바란다.”

-임신을 준비하면서 호르몬 치료를 중단해도 되나.

“수술 후 2~3년 사이는 재발률이 높은 시기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타목시펜을 복용하도록 한다. 이후에는 임신 6개월 전부터 약물 복용을 중단해야 하고, 임신 중에는 당연히 타목시펜을 복용하면 안된다.”

- 유방암의 생존율이 높은 편이라고 하는데 어느 정도인가.

“2001~2012년 사이에 수술한 국내 환자의 5년 전체생존율은 91%, 10년 전체생존율은 84% 이다. 이는 영국보다는 우수하고 미국보다는 약간 떨어지는 성적이다.”

-유방암은 생존율이 높지만 재발을 잘 한다고 한다. 어떤 경우에 재발을 잘 하나.

“유방암은 5년은 물론 10년이 지나서도 오랫동안 재발위험이 있는 암이다. 재발은 유방과 겨드랑이 림프절 등에 재발하는 경우와 뼈, 폐, 간, 전신림프절 등으로 전신 전이가 일어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나쁜 생체표지자를 가진 HER2형과 삼중음성형의 경우에 재발을 잘 한다.”

-재발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책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표준 치료를 이행하는 것이다. 주치의가 권하는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치료, 표적치료를 잘 받고 항호르몬제를 잘 복용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균형잡힌 건강한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도록 한다. 치료 후에는 사회로 복귀해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연과 절주를 하고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건강식품을 아주 좋아한다. 유방암 환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통해 ‘개똥쑥’이 좋다며 추천을 하기도 하는데.

“의사들도 모르는 건강보조식품을 함부로 복용해선 안된다. 이들 상당수가 근거가 없고 과대광고일 때가 많다. 가격은 비싸고, 성분과 함량, 원산지도 불투명하여 안전성 문제가 있기도 한다. 환자의 불안감을 악용하는 상술에 현혹되어선 안된다.”

-유방암 환자가 수술 후에 테니스, 골프, 볼링을 쳐도 되나.

“운동은 중등 강도의 신체활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일주일에 3일 이상, 한번에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하는 것을 추천한다. 팔에 부담을 줄 수도 있는 운동으로 테니스, 골프, 볼링 등이 있다. 물론 이런 운동을 즐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운동 강도이다. 자기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 후 무리하지 않고 운동을 하기 바란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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