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 일본·힘없는 정부… 피해자 상처는 아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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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 강제징용 배상 판결 3년

대법원의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에 대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3주년을 맞아 부산 시민단체가 배상을 이행하지 않는 미쓰비시와 일본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우리 법원은 자산 매각 명령을 내리는 등 미쓰비시를 압박하고 있지만, 외교적 상황으로 실제 배상이 이뤄지기까지는 걸림돌이 예상된다.

부산겨레하나는 29일 오전 11시께 부산 동구 초량동 강제징용노동자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의 판결에도 3년째 손해배상을 이행하지 않는 미쓰비시와 일본 정부를 규탄했다.

부산겨레하나 ‘일본 규탄’ 회견
대법원 위자료 지급 판결 불구
일본 배상 않고 역사 왜곡까지
법원, 국내 상표권 매각 압박
일본 측 항고하며 버티기 일관
외교 상황에 배상 걸림돌 여전


부산겨레하나 측은 “손해배상을 이행하지 않고 망언을 일삼는 것은 염치없는 행위이자 피해자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행위나 매한가지다”며 “역사 왜곡까지 일삼는 모습을 보면 적반하장도 유분수이지 일본 정부는 손톱만큼도 바뀐 게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개인 소송을 통해 피해 회복을 해결하도록 맡겨 온 우리 힘없는 정부도 문제다”며 “지금이라도 정부는 해결을 위해 적극적 역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8년 11월 29일 대법원은 양금덕(93) 씨를 비롯한 근로정신대 피해자 5명이 미쓰비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미쓰비시중공업은 피해자들에게 1인당 1억 원에서 1억 50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2012년 10월 손해배상을 청구한 지 6년 만에 얻은 결과다.

그러나 미쓰비시는 단 한 번도 손해배상을 이행하지 않았다. 미쓰비시가 판결을 이행하지 않고 버티는 동안 법원은 국내 상표권과 특허권을 매각하라고 명령하거나 국내 기업과의 거래대금을 압류하는 방법으로 미쓰비시를 압박하고 있다.

올 9월 대전지법은 양 씨와 김성주(92) 씨가 미쓰비시로부터 압류한 5억여 원 상당의 상표권 2건과 특허권 2건을 매각하라고 주문했다. 법원은 매각을 통해 1명당 2억 973만 1276원을 확보하도록 했다. 이 중 1억 2000만 원은 양 씨와 김 씨가 청구한 금액이고 나머지는 이자와 지연손해금 등이다. 이에 미쓰비시는 지난달 자산 매각 명령에 불복하고 즉시항고장을 냈다.

또 올 8월 수원지법은 미쓰비시와 거래한 국내 기업 ‘LS엠트론’의 8억 5000여만 원 상당 물품대금 채권에 대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결정을 내렸다. 강제동원 생존 피해자 1명과 사망한 피해자 3인의 유족이 채권 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 배상으로 이어지기에는 외교적 상황 등 걸림돌이 여전하다. 지난달 취임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전화 회담에서 “한국 쪽의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LS엠트론 측은 ‘미쓰비시중공업이 아니라 그 자회사인 미쓰비시중공업 엔진시스템과 거래했다’고 주장한다.

한편 국내와 일본에서는 미쓰비시와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근로정신대 피해자 소송을 지원해 온 일본 시민단체는 지난 26일 도쿄 치요다구 미쓰비시 중공업 본사 앞에서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정기 ‘금요 행동’ 집회를 재개했다.

글·사진=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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