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가 11년 만에 대대적인 대북 작전계획(작계) 수정 작업에 들어간다. 서욱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2일 국방부에서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SCM)을 개최한 뒤 작계 수정을 위한 가이드라인인 전략기획지침(SPG) 새 버전을 승인했다. SPG 수정은 2010년 이후 11년 만이다.

11년 만에 새 전략지침 승인
북한 ICBM 등 개발 따른 조치
안보협 성명에 첫 ‘대만’ 명시

서 장관은 회견에서 “북한의 위협 변화, 우리 군 자체적인 국방개혁2.0으로 인한 변화, 연합지휘구조에 대한 변화 등을 담을 작전계획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같이했다”고 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극초음속 미사일 등의 개발을 고려한 대응 조치 성격인 셈이다. 이날 SPG 승인이 이뤄지면서 이후 SPD(전략기획지시) 합의를 거쳐 향후 1~2년 내에 작계 수정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 의지가 큰 종전선언 협의에 공을 들이는 상황에서 작계 최신화 계획을 발표한 터라 북한의 강한 반발도 예상된다. 일단 서 장관은 “종전선언은 정치적·선언적 의미이기 때문에 이 작전계획을 위한 SPG와 특별한 관계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SCM 공동성명에 처음으로 ‘대만’ 문제가 명시된 점도 주목된다. 성명에서 두 장관은 “2021년 5월 바이든 대통령과 문 대통령 간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반영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다른 나라가 대만 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를 내정 간섭으로 여긴다. 중국 측의 반발 가능성이 크다.

이 밖에 한·미 군 당국은 서울 용산기지 반환 문제와 맞물린 한미연합군사령부 본부의 평택 이전도 내년까지 완료하는 데 합의했다. ‘주한미군 규모를 현 수준에서 유지한다’는 내용도 성명에 담았다. 민지형 기자 oa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