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중재 ‘울산 담판’ 결정적 계기 권성동·김재원, 김종인 만나 합류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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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선후보와의 갈등으로 제1야당 대표가 지방으로 잠적하는 초유의 사태가 나흘 만에 ‘울산 담판’이라는 반전 드라마로 마무리됐다. 시작은 볼썽사나운 ‘파워 게임’이었지만, 갈등 봉합을 넘어 냉랭했던 두 사람의 ‘브로맨스’까지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그간의 실점을 회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울산 담판이 성사되기까지는 당내 여러 인사가 참여했는데, 특히 김기현 원내대표의 중재가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달 29일 이 대표가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긴 채 당무를 중단하고 잠행한 뒤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위태로운 신경전을 이어갔다. 회동 당일인 3일 오전까지만 해도 양측 모두 “현재로선 만날 계획이 없다”고 맞섰다.

‘극적 화해’ 막전막후
이준석도 ‘윤핵관’에 유연한 태도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양측의 결별은 대선 필패라는 인식 아래 지난 1일부터 이 대표 측과 꾸준히 연락을 취했다고 한다. 제주에 있는 이 후보를 3일 울산으로 부른 것도 김 원내대표였다. 그는 이어 윤 후보에게 이 사실을 전하면서 윤 후보의 정치적 결단을 설득했고, 윤 후보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날 회동에는 이 대표가 당 최고의 정책통으로 인정하는 김도읍 정책위의장과 윤 후보와 긴밀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진 박성민 의원이 합류해 서먹했던 대화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윤 후보도 비장의 카드를 준비했다. 전날까지 ‘리프레시’ 발언으로 이 대표의 심사를 건드린 그는 이 대표를 적극 끌어안아야 한다는 주변의 일치된 권고에 3일 오전에는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젊은 당대표”라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고, 특히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전권’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긴다는 해법을 갖고 울산을 찾았다. 이에 앞서 윤 후보의 최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과 김재원 최고위원 등이 울산 회동 전날인 2일 밤 김 전 위원장 사무실을 찾아가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 전언을 둘러싼 오해를 풀고 총괄선대위원장 합류를 간곡하게 부탁하고, 윤 후보가 회동 자리에서 김 전 위원장에게 직접 전화해 최종 수락 의사를 얻어내 이 대표 마음을 풀었다.

이 대표 역시 ‘인사 조치’를 요구할 정도로 강경했던 윤핵관 문제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보이면서 윤 후보의 부담을 덜어 줬다. 김 원내대표는 5일 통화에서 윤핵관 문제가 당시 회동에서 어떻게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큰 틀에서 정치적 결단을 하는 자리인데, 무슨 조건을 걸고 그렇게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핵관의 전언을 통해 이 대표 측과 불필요한 감정 싸움을 벌이는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선에서 양측이 타협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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