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룩 차림 ‘단디하자’… 부산서 원팀 외친 윤석열
‘당 대표 패싱’ 논란으로 극한으로 치달았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 간의 갈등이 극적으로 수습됐다. 이번 사태로 지지율 하락 등의 위기를 겪었던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봉합 효과를 극대화해 반등을 기회를 노리는 듯 5일 하루 동안 긴박하게 움직였다.
지난 3일 이 대표와의 손을 다시 맞잡은 윤 후보는 선대위 공식 출범식을 하루 앞둔 5일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여의도 당사에 오전부터 출근해 선대위 구성과 인선 등을 막판 점검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불발과 이 대표 공백 등으로 발생한 일부 지지층 이탈을 조기에 수습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 꼭 한 달 만인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선대위 구성 둘러싼 진통에 대한 반성과 함께 새 출발 의지를 담은 출사표도 공개했다.
김종인 ‘원톱’선대위 오늘 출범
공동선대위장에 노재승·박주선
금태섭·윤희숙도 곧 합류 유력
이준석, 윤 후보 본격 지원 나서
그는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많은 진통이 있었고, 당원과 국민께 불안과 걱정을 끼쳐드렸다”며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저는 얼마든지 더 큰 어려움도 감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내 혼란 상황으로 인해 위기를 겪었지만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통해 다시 반등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3일간의 잠적을 끝낸 이준석 대표도 정권교체를 위한 카드인 이른바 ‘비단주머니’를 재가동하면서 본격적인 지원에 나섰다. 그는 지난 4일 윤 후보와 부산을 찾아 ‘사진 찍고 싶으면 말씀주세요’ ‘셀카모드가 편합니다’ 등이라고 적힌 빨간색 후드티를 입고 거리 유세를 폈다.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김 전 위원장도 선대위 인선과 이번 대선을 관통할 어젠다 구상에 속도를 냈다.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 합류를 수락한 사실이 알려진 다음 날인 4일 윤 후보 복심인 권성동 사무총장을 만나 보고를 받은 뒤 총괄상황본부장을 맡게 될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과 선대위 운영 방향과 실무팀에 대해 논의했다. 5일에는 자신의 사무실에 찾아온 원희룡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을 만났으며 이후 여의도 당사로 출근해 윤 후보와 1시간가량 선대위 방향성에 대해 함께 고민했다.
아울러 선대위도 이날 공동선대위원장에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SNS에서 화제가 된 노재승 씨와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등을 내정하는 등 인선에 박차를 가했다. 노 씨는 비니를 쓴 채 서울시장 보궐선거 유세차에 올라타 오세훈 당시 후보를 지지하는 일반인 유세 연설로 온라인상에서 주목을 받았다. 호남 중진인 박 전 부의장은 앞서 경선 과정에서 윤 후보를 공개 지지한 바 있다. 또 직능총괄본부장엔 3선의 김상훈 의원과 재선의 임이자 의원을 공동 내정했다.
아울러 6본부 중 하나인 정책본부와는 별도로 후보 비서실 내 정책실도 신설됐다. 후보 비서실 내 정책실장으로 강석훈 전 청와대 경제수석, 정책위원으로 박성훈 부산시 경제특보, 이상민 변호사, 김현숙 전 청와대 고용복지 수석이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금태섭·윤희숙 전 의원도 조만간 선대위 합류에 합류할 예정이다. 금 전 의원은 선대위 종합상황본부에서 기획이나 전략업무를, 경제통인 윤 전 의원은 정책 혹은 대변인단에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사태의 시작과 끝을 알린 무대가 PK(부울경)였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지방 잠행 첫 일정을 부산에서 지역 현안을 챙기는 것으로 시작했고, ‘울산 담판’ 직후인 4일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원 팀으로서 새 출발을 알린 것도 부산이었다. 화해 이후 첫 일정을 부산 시민 인사로 잡은 것은 이날 울산 담판에 참여한 인사들의 일치된 의견이었다고 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