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전기차 출시 성급했나?
“전기차 출시가 너무 성급했나?”
포르쉐코리아가 자사 최초의 순수전기차 ‘타이칸’을 지난해 말 국내 출시했지만 전량 리콜에다 경쟁차 대비 2억 원 안팎의 비싼 차값, 1회 충전시 300km도 안되는 주행거리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타이칸은 같은 플랫폼을 쓰는 아우디 ‘e-트론 GT’에 비해 주행거리가 짧다.
지난해 출시 ‘타이칸’ 완성도 논란
비싼 가격에 리콜·주행거리 불만
타이칸 4S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모델의 환경부 공인 인증 주행거리는 289km로 전기차의 마지노선처럼 여겨지는 300km에도 미치지 못한다.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를 장착했음에도 이 정도다. 기본형은 이보다 더 낮은 251km다.
반면 e-트론 GT의 경우 주행거리가 362km로 타이칸 4S에 비해 훨씬 길다. 차값에서도 타이칸 4S에 비해 배터리용량이 14.2kWh 더 높은 93.4kWh을 장착했음에도 228만 원 저렴하다.
타이칸 터보의 주행거리도 RS e-트론 GT에 비해 50km 짧은 284km다.
이에 타이칸 고객들은 네이버 등에서 구매 후기를 통해 대체로 “주행성능이 뛰어나지만 가격과 주행거리 만족도는 낮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타이칸 고객들의 불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고객들은 “2억 원 안팎의 최고급차임에도 소프트웨어 등 사소한 잔고장이 많다”고 얘기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출고된 차량 전량을 리콜한 것에 대해 “완성도가 떨어지는 차를 너무 성급하게 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포르쉐는 지난 5월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갑작스러운 전력 손실을 경험했다는 타이칸 소유주들의 불만이 제기된 후 관련 조사에 착수하자 이에 대한 조치로 글로벌 리콜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NHTSA에 따르면 800V 전압 시스템이 탑재된 2020~2021년형 타이칸에서 12V 보조용 배터리의 전력 손실로 전체 전기시스템이 비활성화되면서 차량 작동이 멈출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에 포르쉐는 전세계에 판매된 4만 3000여 대를 대상으로 관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리콜을 진행하고 있다. 포르쉐코리아도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생산된 타이칸 1302대를 대상으로 관련 리콜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고객불만에다 반도체 공급 부족 등으로 타이칸은 국내에서 6월에 257대 판매로 정점을 찍은 이후 월 판매량 100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한편 주행거리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이 쏟아지면서 포르쉐코리아는 연말께 주행거리가 늘어난 2022년식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사륜구동 모델의 노멀·레인지 모드에서 전륜 구동 모터의 전력공급을 제어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였고, 주행 중 정차시에 앞뒤 구동축으로 전달하는 에너지를 차단하는 ‘전자식 프리휠’ 기능으로 주행 중 손실되는 전력을 최소화해 주행거리를 늘렸다는 게 포르쉐 측의 설명이다. 배동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