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하는 사진 vs 만드는 사진
좋은 사진이란 무엇인가? 고은포토1826 비엔날레는 다섯 번째 전시를 맞아 ‘Takers vs Makers’를 주제로 작업을 대하는 사진가의 태도를 이야기한다.
‘제5회 고은포토1826 비엔날레, 2021’은 부산시민회관 제1·2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2013년 제1회 사진 비엔날레 이후 ‘사진꿈, 꿈사진’ ‘리뷰하기’ ‘UP’ ‘보이지 않는, 말로 할 수 없는’ 등을 주제로 좋은 사진에 대한 욕망을 담아 왔다. 이번 제5회 전시에서는 사진가로서 이미지를 포착하는 ‘Takers’와 이미지를 만드는 ‘Makers’에 대한 생각을 풀어낸다.
제5회 고은포토1826 비엔날레
19일까지 부산시민회관 전시실
Takers 팀은 기록성과 우연성이라는 사진의 원초적 특성에 집중한다. 강위찬, 김상숙, 나정연, 나홍렬, 노태욱, 변해석, 오성룡, 유태선, 이경희, 이상희, 정금희, 한은경이 작품을 전시한다.
김승일은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물이 촉수를 내밀 듯 말을 거는 순간을 잡아냈다. 석원창은 2020년 지구의 어느 곳에서 발견한 얼음행성에서 생명체의 모습을 읽어낸다. 김준길은 여행지에서 만난 이방인의 눈동자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조준백은 재개발 지역 버려진 의자의 형상에서 그곳에 살았던 사람의 부재를 발견해 ‘그때 거기’에 존재한 것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정계행은 사람들이 떠난 빈집의 창을 자신이 들여다보는 카메라 프레임과 연결해서 사람들이 보고 싶었을 창에 대해 이야기한다.
Makers 팀은 김숙이, 김현숙, 박정임, 송명희, 송춘호·송예슬, 안예꽃, 이둘점, 정윤미, 조균래, 황만기가 참여한다. 이들은 대상을 스스로 구성하거나 상황을 연출하고, 결과물을 합성하거나 덧칠한다. 이들은 사진을 통해 선입견·편견을 깨기 위해 이미지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며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본다.
강선희는 시들어 가는 꽃 이미지 수십 장을 겹쳐서 보여준다. 김종규는 직업으로 돌보던 사람들의 치아 속에 담긴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백성욱은 반구대 암각화의 사진을 재조합하고, 송화영은 마스크 위에 사람들의 얼굴을 실크스크린으로 찍어낸다. 이런 작업을 통해 사진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사진이 가진 가치를 확장한다.
제5회 고은포토1826 비엔날레는 두 차례의 특강도 마련했다. 지난달 28일 평론가 신혜영의 ‘장치에 맞서는 사진’ 특강이 진행됐고, 12일 오후 3시에는 사진작가 변순철의 ‘보이지 않는 인간, 보이는 사진’ 강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는 휴관일 없이 19일까지 진행된다. 오금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