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느끼는 견종, 통풍·자연광 고려해 옷 입혀야
쌀쌀한 바람이 부는 겨울이 왔다. 추운 날씨에 나갔다 감기에 걸릴까 걱정돼 반려동물에게 옷을 입혀 나가지만 그럴 때마다 반려인들은 ‘털이 있는 반려견에게 옷을 입히는 게 맞는 건가?’ 고민에 빠진다. 반려견에게 옷을 입혀야 할까.
반려견은 종에 따라 피부의 두께, 털의 밀집도, 굵기, 컬 방향이 모두 제각각이다. 몸집에 따라 추위를 느끼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옷을 필요로 하는 견종이 있는 반면 추위를 잘 견디는 견종도 있다. 시베리아허스키, 알래스칸 맬러뮤트처럼 원래 추운 곳에서 살았던 아이들은 추위를 견디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몸이 작고 털이 짧은 치와와나 요크셔테리어 등의 소형견은 추위에 취약하다. 이탈리아 그레이하운드, 사이트 하운드는 대형견이지만 선천적으로 추위에 약한 견종이다.
종에 따라 피부 두께·털 밀집도 제각각
다리까지 덮는 옷, 관절에 무리 줄 수도
사람처럼 반려견도 기온에 따라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미국의 터프츠(Tufts) 수의과대학이 연구한 ‘추운 날씨 안전 척도(Cold Weather Safety Scale) 및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소형견과 중형견은 섭씨 4도, 대형견은 섭씨 1도부터 옷을 입히는 게 좋다. 소형견과 중형견은 섭씨 -4도부터, 대형견은 섭씨 -9도부터는 바깥활동이 위험하니 주의가 필요하다. 그보다 낮은 온도에서 장시간 산책을 할 경우 생명에 위협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개들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미용을 해서 털이 짧거나 단모종, 노령견이라면 산책 시 옷을 입는 게 좋다. 이때 반려견 옷은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반려견에게 좋지 않은 천과 장식, 장신구가 존재하고 무거운 옷은 관절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하지 않고 디자인만으로 옷을 사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특히 다리까지 덮는 옷은 반려견의 보폭을 줄이고 활동 범위를 줄여 관절에 무리를 주고 스트레스도 유발한다.
반려견의 털과 피부의 건강을 위해서는 통풍과 자연광이 중요하다. 반려견에게 옷을 입히면 피부가 호흡을 하지 못해 털이 엉키고, 트러블이 발생한다. 집안에서는 옷을 입히지 않는 것이 좋으며, 반려견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면 옷을 벗기고 털을 빗겨주자. 반려견이 잘 입던 옷을 입지 않으려 하고, 자주 긁는다면 피부 트러블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반려견에게 산책은 건강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필요하다. 반려동물도 따뜻한 곳에 있다가 찬 곳으로 이동하면 추위를 많이 느끼기 때문에 산책 시에는 견종 특성에 맞게 옷을 입고 나가는 것이 좋다. 예민한 반려견들은 차가운 기온에 적응할 수 있도록 복도에서 몸을 풀어준 후 산책을 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산책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 햇빛이 있는 시간, 하루 15분 정도가 적당하다. 산책로의 얼음이나 눈을 녹이기 위해 열화 칼슘을 뿌리기도 하니 반려견의 발 보호를 위해 신발을 신기거나 주의가 필요하다. 산책 후에는 발을 닦아주면서 배, 생식기 부분을 살펴 유해 물질이 묻어있지 않은 지 체크해 보자.
이상윤 선임기자·김수빈 부산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