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수 모두 어려웠다” 채점 결과 역대급 ‘불수능’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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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민 수능 채점위원장이 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처음으로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국어·영어·수학이 모두 어려웠던 것으로 드러나 ‘역대급 불수능’이었다는 게 공식 확인됐다. 보통 시험이 어려워지면 표준점수가 상승하는데, 수학의 표준점수가 지난해 수능보다 올랐고 영어 1등급 비율은 절반으로 대폭 줄었다.

출제 오류 시비가 일었던 생명과학Ⅱ 20번 문제에 대해 법원이 정답 결정 효력을 정지하는가 하면, 올해에도 일부 문항이 교육과정을 벗어난다는 주장이 제기돼 이번 수능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 중이다.

국어 표준점수, 작년보다 5점 올라
수학 표준점수도 10점이나 상승
영어 1등급 비율, 절반으로 줄어
전 과목 만점자 올해는 단 1명
출제 오류 생명과학Ⅱ 20번 문제
법원, 정답 결정처분 효력 정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를 9일 공개했다. 지난달 18일 실시된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은 44만 8138명으로 이 중 재학생은 31만 8693명,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 등은 12만 9445명 등이다. 부산에서는 재학생 1만 7406명 등이 수능에 응시했다.

채점 결과를 보면 국어 영역의 1등급 커트라인은 131점, 수학 영역은 137점이었다. 지난해 수능에 견줘 국어 영역의 커트라인은 같고, 수학 영역은 큰 폭으로 올랐다.

국어 만점자가 받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49점이었는데, 까다롭게 출제된 지난해 수능의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 144점보다 5점이나 올랐다. 수학 역시 표준점수 최고점이 147점으로 지난해 137점보다 10점이나 상승했다.

절대 평가로 치러지는 영어 영역에서는 1등급의 비율이 6.25%로 지난해 12.66%과 비교했을 때 반토막 수준이다. 1등급 인원은 2만 7830명으로 전년도 수능 5만 3053명보다 2만 5000명 이상 급감했다. 반면 2등급은 21.64%로 늘어 1·2등급은 전체 응시생의 27.89% 수준이었다. 지난해 1·2등급 29.14%보다는 다소 감소한 수치다.

전 과목 만점자 수가 지난해 6명에서 올해 1명으로 줄었다는 점도 올해 수능이 그만큼 어려웠음을 증명한다. 국어·수학·탐구에서 만점, 절대평가인 영어·국사에서 1등급을 받은 해당 학생은 졸업생이었다.

1·2등급 비율은 모든 영역에서 서울이 가장 높았다. 8·9등급 비율의 경우 국어와 영어에서는 대구, 수학 가에서는 제주, 수학 나에서는 울산이 가장 낮았다. 부산은 시·도별 1등급 비율 중 국어에서 2.2%, 수학 가 2.3%, 수학 나 3.6%, 영어 9.4%로 기록됐다.

수험생들은 10일 오전 9시에 본인의 수능 성적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날 법원이 생명과학Ⅱ 20번 문제에 대한 정답 결정 효력을 정지하면서 생명과학Ⅱ 과목 응시자들의 성적은 본안소송 결과 이후에 통지된다. 수험생들은 지난 2일 생명과학Ⅱ 20번 문제에 오류가 있다며 평가원의 정답 결정을 취소하라는 본안 소송과 함께 정답 결정처분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수능에서 수학영역 문항 중 상당수가 고교 교육과정 수준을 벗어난 것으로 확인돼 불수능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수학영역 46문항(공통과목+선택과목)을 분석한 결과 9문항이 고교 교육과정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판정됐다”고 주장했다.

사교육걱정 측은 “교육과정에서 벗어난 수능 문제 출제는 수험생의 학습부담과 사교육 고통을 가중시키는 심각한 문제”라며 “수능이 교육과정을 준수해 학생·학부모의 피해가 종식되려면 선행교육 규제법 적용 대상에 수능이 포함되도록 법을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석하·이대진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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