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가는 길, 관조차 못 만지고… 애끊는 코로나 사망자 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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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공설 장사시설인 영락공원은 모든 화장이 오후 4시에 종료되지만, 그 이후에 비로소 시작되는 화장도 있다. 바로 코로나19 사망자의 화장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면서 사망자 증가에 따른 화장도 늘었다. 하지만 유족들은 관조차 만질 수 없어 이들의 오열이 영락공원에 사무치고 있다.

부산서 11일 5명 숨져 하루 최다 기록
60대 이상 확진자 많아 사망자 급증세
영락공원 오후 4시 이후 별도 화장 진행
화장 후 장례 원칙에 유족 접근도 한계
관 옮기는 장면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12일 부산시의 코로나19 현황을 보면 이날 코로나19로 3명이 숨져 누적 사망자 수 205명을 기록했다. 앞서 11일에도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누적 사망자 200명을 넘어섰는데, 이는 지난해 3월 14일 첫 사망자 발생 이후 올해 8월 18일 5명이 숨진 것과 함께 하루 최다이기도 하다. 정부가 지난달부터 시작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부터 부산의 확진자 발생과 더불어 사망자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11월 1일부터 12월 12일까지 부산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사람은 모두 44명이다. 이는 부산지역 전체 코로나19 사망자의 21.5%를 차지한다. 특히 최근 6주 동안 주당 사망자 수가 8명→2명→7명→4명→5명→18명 등 시간이 지날수록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양상이다. 방역당국은 사망자 수 증가의 원인으로 60세 이상 확진자 비중 증가를 꼽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락공원에서도 최근 코로나19 사망자 화장 건수가 늘었다. 보통 하루에 많아야 1건 정도였는데 2주 전부터 2~3건의 화장을 진행하는 날이 부쩍 늘었다. 게다가 영락공원에서는 주소 등록지가 부산이 아닌 코로나19 사망자도 화장하기 때문에 부산 전체 사망자보다 화장 건수가 더 많다. 지난 10일까지 영락공원에서 이뤄진 코로나19 사망자 화장은 모두 203건이었다.

문제는 코로나19 사망자의 화장은 감염 우려 때문에 유족들이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봐야만 한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초기에는 고인의 임종조차 지킬 수 없는 상황이 부지기수였다. 최근에는 유족이 보호장구를 착용하면 임종 참관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화장장에선 고인에 대한 접근이 차단돼 유족들은 방호복 차림의 직원이 관을 옮기는 장면을 멀찍이 15m 밖에서 가슴을 치며 바라볼 수밖에 없다. 영락공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사망자 유족의 슬픔과 고통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면서 “직원들도 힘들지만 중대한 상황이기에 일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수조 전 새누리당 부산 사상구 당협위원장은 <부산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코로나19로 숨진 환자의 화장을 지켜봤던 생생한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1년여 전부터 서울 지역에서 장례지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손 전 위원장은 “요양원에서 어르신 한 분이 코로나19로 돌아가셔서 처음부터 격리실에 아예 관을 가지고 들어갔고, 시신에 손조차 댈 수 없기 때문에 염습 과정도 없이 바로 화장터로 모시고 갔다”면서 “많은 화장을 지켜봤지만, 코로나19 사망자의 화장만큼 유족들이 비통해하는 장면을 보기가 드물다”고 안타까워했다.

정부는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코로나19로 환자가 사망할 때 감염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선 화장, 후 장례’ 원칙을 정했다. 손현진 동아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사람이 죽는다고 바이러스까지 다 사라진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며 “에볼라 바이러스의 경우 사체를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있는데, 코로나19는 국내에서는 사망자를 모두 화장하기 때문에 관련 연구조차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황석하·곽진석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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