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0만 원 지원으로 미흡… 실질적 보상대책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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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시행이 45일 만에 중단되면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18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를 다시 강화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 320만 명에게 100만 원 상당의 방역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생존의 한계에 이른 소상공인 달래기에 허겁지겁 나선 모양새다. 매출 감소만 확인되면 피해 업주 320만 명에게 100만 원을 주고, 이·미용업, 키즈클럽 등 인원·시설 이용 제한업종 12만 곳을 손실보상 대상에 추가하기로 했다. 이번 보상 정책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께 송구스럽다”면서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손실에 대해 두껍게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나온 조치다.

방역 강화로 자영업자 손실 눈덩이
피해계층·직업군 안전망 마련해야

연말 특수 기간에 예약이 줄줄이 취소된 자영업자들은 ‘졸속 대책’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부산 식당가에는 방역수칙이 강화된 18일 첫날에만 예약이 절반 이상 취소된 곳이 많아 한숨만 가득하다고 한다. 일부는 “한 달 알바비도 안 되는 위로금”이라면서 “두꺼운 지원을 하겠다던 정부가 피해 규모와 형평성조차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매출 감소를 입증할 방법이 없다는 이들도 많다. “피해 상황이 절박한데도 정부가 탁상공론에만 급급하다”는 비판마저 팽배하다. 사실 정부조차 “소상공인 입장에서 지원 보상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할 것”이라고 토로할 정도로 예견된 사태였다.

일부 소상공인 단체는 방역 강화 조치에 강력히 반발해 정부에 집단소송 제기와 집단휴업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연말연시 특수를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에게 방역 강화 조치는 사실상의 ‘셧다운’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가 연일 1000명 선으로 살얼음판 같은 상황에서 연말 특수를 빼앗긴 소상공인·자영업자 관련 단체들은 시위까지 예고하고 있다. 이들의 생존이 어려워지면, 결국 직원 해고에 따른 실업자 급증, 직장 폐쇄와 같은 경제적인 재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보다 많이 들어야 하는 이유다.

코로나 사태가 당초 희망과는 달리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게 아닌지 불안감을 지울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과 영국 등 주요 7개국(G7) 정부는 증가세인 오미크론 변이를 세계 공중 보건의 최대 위협으로 규정하는 성명까지 발표할 정도다. 이제는 자영업자의 희생을 바탕으로 K방역을 자화자찬하던 정부가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다. 코로나 사태가 언제까지 갈지조차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이들의 협조와 보호 없이는 방역 강화도 지속 가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대책과 피해계층과 직업군에 대한 안전망 구축 등 정책 수단을 다방면으로 마련해야 한다. 강력한 방역 대책과 함께 국민의 절망과 손실에 세심한 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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