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A 컬렉션, 미술관 보고(寶庫) 들여다보기] 146. 한국만의 팝아트, 최정화 ‘공주님의자 + 메이드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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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화는 1990년대 초 역동적으로 변모한 한국 소비문화의 중심에서 클럽 문화, 대중문화를 미술의 영역으로 끌어왔다. 작가는 현대미술과 대중미술의 관계는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고, 대량생산과 과잉소비에 대한 집착을 키워드로 한국만의 팝 아트를 보여준다. 이번에 소개하는 작품은 ‘공주님의자’와 ‘메이드인코리아’가 합쳐진 작품이다.

먼저 ‘메이드인코리아’는 최정화 작가가 1980년대 후반에 디자이너로 활동할 당시 영등포 카바레 광고물 이미지를 제작한 것에서 비롯된 작품이다. 이를 1991년에 ‘메이드인코리아’라는 작품으로 재창작했다.

1994년 작가는 처음으로 해외 큐레이터에게 초청을 받아 전시에 참여하게 된다. 전시는 구로다 라이지가 후쿠오카에서 개최한 제4회 아시아미술전이었으며, ‘메이드인코리아’는 출품작 중 하나였다. 2019년에 리메이크된 이 작품은 1990년대 역동적인 변화를 겪은 한국의 소비문화와 클럽 문화 그리고 대중문화를 미술이라는 영역에서 격조 있게 표현함으로써 현대미술과 대중문화의 관계를 긴밀하게 엮어냈다.

‘공주님의자’는 흔히 볼 수 있는 플라스틱 의자의 외형을 가진 작품으로, 마치 제프 쿤스의 ‘풍선 강아지’처럼 고혹적인 색상을 띄며 반짝인다.

작가가 추구하는 미술 작품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개념을 표현한 것이다. 대량생산 되는 일상 생활용품이나 쉽게 버려지는 물건들도 얼마든지 아름다운 작품으로 변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가장 값싼 의자에 도금 처리를 해서 동화 속 공주들이 앉을 법한 화려한 의자로 재탄생시켰다. 작가는 흔하디흔한 플라스틱 의자를 새롭게 하나의 미술 작품으로 변신시켰다.

‘공주님의자’와 ‘메이드인코리아’는 두 개의 작품을 하나로 구성해 표현한 것으로 에디션이 없는 유일한 작품이다.

우경화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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