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연의 주거안정] 브역대신평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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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부동산팀장

“집을 사고는 싶은데, 언제 어디에 사야할지 모르겠다.” 부동산팀 기자가 자주 듣는 고민이다. ‘불장’의 열기가 식어가는 요즘, 특히 이런 고민이 깊어진다. ‘부동산은 오늘이 제일 싸다’는 부동산 소장님 말씀만 믿고 지르기에는 사뭇 불안하다. 그런데 소장님이 말이 틀린 것도 아니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주택동향을 보면 10년 전인 2012년 1월부터 2013년 9월까지 두 달을 제외하고 줄곧 집값은 떨어졌다. 그러다 이후 4년 동안은 계속 올랐고, 2018년 1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거의 2년 동안 다시 집값이 내렸다. 그리고 2020년부터는 우리가 최근까지 겪고 있는 역대급 상승장이 이어졌다. 그동안 집값 등락은 반복됐지만, 절대적인 가격은 올라 누계 상승률은 22.91%에 달한다. 과거의 수치만 놓고 보면 집값은 등락을 반복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올랐다.

그런데 여기에는 평균의 함정이 있다. 다른 집 오를 때 내 집도 오른다는 보장이 없다. 토지든 아파트든 부동산은 입지에 따라 가치가 천차만별이다. 그럼 어떤 곳에 집을 사야 폭락의 위험은 피할 수 있을까? 아파트는 흔히 ‘브역대신평초’의 입지를 흔히 꼽는다. 1군 브랜드, 역세권, 1000세대 이상 대단지, 신축, 평지, 초등학교 인근 등 6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으면 손해는 안 본다는 것이다.

물론 예외도 있다. 산이 많은 부산에서 평지 조건까지 갖추기 어렵다. 그래서 부산에서는 고바위라도 해운대나 광안리의 바다 조망권이면 가치가 높다. 또 인근에 신축 단지가 계속 생기는, 일명 개발 호재가 있는 곳도 좋은 입지로 꼽힌다.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 신축 가격을 구축이 따라가기 때문에 폭락을 피할 수 있다.

10년 치 통계의 또 다른 함정은 내가 집을 사는 시점이다. 당장 오늘 계약했는데 내일부터 수년 동안 집값이 내린다면 마음이 고달플 것이다. 집 한채 마련한 것에 만족하는 ‘정신 승리’로만 버틸 수 없다면 말이다. 혹자는 지금이 바로 안정 혹은 하락세로 접어드는 길목이라 진단한다. 집값 상승을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인 시중에 풀린 자금을 정부가 회수하려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단기간의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집을 살 때는 아니라는 말이다.

뻔한 소리지만 집 사기 제일 좋은 시기는 집값이 오르기 직전이다. 그러나 예측이 쉽지 않다. 주택 경기를 이해하는 만큼이나 개인의 사정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택을 사면 거액이 묶이게 되니 살지 말지 결정하는 것부터 만만치 않다. 산다는 결정을 했다면, 입지 분석보다 자산 흐름부터 파악해야 한다. 언제 무엇을 살 수 있는지는 결국 주머니 사정에 달렸으니 말이다.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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