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만 했는데 골절… 골다골증 방치하면 ‘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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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적 원인 및 치료·예방법

본격적인 노화가 진행되는 중장년층에 접어들면 살짝 부딪혔는데 뼈가 부러지거나 좀 오래 걸었을 뿐인데 척추가 내려앉는‘황당한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심한 경우 기침이나 재채기만 해도 뼈가 부러지기도 한다. 이런 갑작스러운 골절을 경험하는 환자들은 골다공증을 기저질환으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골다골증 환자들이 빙판길 낙상사고로 뼈가 부러져 병원 신세를 지거나 심지어 합병증으로 사망에까지 이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국한의원 윤경석 원장으로부터 한의학에서 보는 골다골증의 원인과 치료·예방법을 들어봤다.


골량 감소·뼈 구조적 이상 질환
관절 주위 염증 없는지 관찰 필요
칼슘 남용, 여러 가지 부작용 유발
비타민 D·K 섭취·유산소 운동 도움


■골량 줄면서 50대부터 골절 위험 증가

골다공증은 골량의 감소와 뼈의 구조적 이상을 특징으로 하는 전신 근골격계 질환으로, 쉽게 말해 뼈가 약해져서 부러지기 쉬운 상태를 의미한다. 초기에는 특이 증상 없이 진행되다가 상태가 심해지면 가벼운 근골격계 질환이 동반하기도 한다. 이를 대수롭지 않게 방치하다가는 압박 골절 등이 발생해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뼈는 새로운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와 오래된 뼈를 흡수하는 파골세포에 의해서 생성되고 파괴되는 과정이 동시에 진행된다. 이 과정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뤄야 건강한 뼈를 유지할 수 있다. 실제 뼈의 생성은 30대 전후까지 이뤄지다 30대 이후에는 뼈를 형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골의 양이 줄어들어서 30대 이전에 골수량을 충분히 만들어 놓고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서 골량이 줄어들면 50대는 손목관절, 60~70대는 고관절이나 척추 등의 주요 관절에 골절이 잦은데 고관절 골절 시에는 사망의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여성의 경우 폐경이 진행되게 되면 뼈를 튼튼하게 하는 에스트로겐이 줄어들면서 골밀도는 더욱 감소하게 된다. 특히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여성의 골다공증 유병률은 남성의 10배 수준으로 폐경기 여성은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추가적으로 골다공증 환자의 경우 관절염을 앓고 있는 경우도 많다.

한국한의원 윤경석 원장은 “관절염이 있는 환자는 염증물질들로 인해 조골세포의 뼈 생성 기능이 억제되고 만성 염증으로 인해 증가된 혈류가 칼슘의 흡수를 촉진시켜 뼈를 더욱 약하게 한다”며 “이 때문에 골다공증이 의심되는 환자의 경우 관절 주위 염증이 없는지 세밀한 관찰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칼슘 맹신은 금물…핵심은 골수

골다공증 환자들을 문진해보면 대부분 뼈 건강 자체에만 관심이 있고 골수의 상태에는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골다공증은 뼈에 칼슘의 양이 부족해서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작정 칼슘 보조제만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같은 칼슘 남용은 오히려 여러 가지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다수의 연구 사례가 발표되고 있다. 실제 일정량의 비타민D나 비타민K 없이 복용하는 칼슘 보조제는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건강한 골수가 없다면 건강한 뼈의 형성에도 어려움이 많다.

골수는 혈구의 생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다양한 미분화 세포를 생산하고 뼈의 생성에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뼈 성장에 필수적인 미네랄을 저장하고 관리하는 것도 상당 부분 바깥 뼈보다는 골수의 역할로 이루어진다.

기본적인 골수의 건강 상태와 양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데 한의학에서는 이것을 ‘선천의 정(精)’이라고 이야기한다. ‘정’은 골수를 생성하는 주요 물질로 신장에 보관되는데 이를 신정(腎精)이라 한다. 신정의 관리가 잘 되지 않으면 골수의 양을 증가시키지 못하고 골수의 양이 부족해지면 조골세포가 제 역할을 못하게 돼 건강한 뼈 형성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본다. 신정은 뇌수와 척수에도 필요한 자양분이 되므로 신장의 정기와 혈을 보충하고 오장을 튼튼히 하면 골수 생산이 증가하고 골밀도는 물론 신체의 전반적인 기능을 향상시켜 각종 질병 예방과 노화 억제에도 도움을 준다.



■호두 잣 등 씨앗류 음식 도움

한의학에서는 씨앗류 음식들이 신장의 정을 증가시킨다고 보는데 호두, 잣, 대두, 찹쌀 등이 대표적이다. 대부분의 씨앗류 음식들은 칼륨의 수치가 높은데 칼륨은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는 소금의 배출을 원활하게 해 골다공증의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한의학적 관점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한방에서는 신정을 보충하는 한약재와 함께 노년 질환의 대표적인 처방인 육미지황탕이나 십전대보탕에 녹각교, 귀판, 우슬, 홍화, 속단 등을 적절히 가감해 주로 처방한다.

가족력이 있거나 최근 신장이 4cm 이상 줄어든 경우, 조기 폐경이 있는 65세 이상 여성, 70대 이상 남성은 특히 골다공증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여성은 출산이나 갱년기 이후 골량이 부족하여 근골격계 질환으로 고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주기적인 검사로 자신의 뼈 건강을 확인하면서 계란, 고등어, 연어, 참치, 버섯 등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을 많이 섭취하고 하루 30분 이상 햇볕을 쬐어주면 좋다. 멸치, 미역, 시금치 등 칼슘이 풍부한 음식도 자주 섭취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짠 음식을 멀리하고 콩류 등의 씨앗 음식 또한 주기적으로 섭취해 비타민K를 보충해줘야 한다. 장 원장은 “적당한 자극은 뼈를 더욱 강하게 하기 때문에 꾸준히 유산소 운동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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