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서도 경로 모르는 오미크론 감염자…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 현실화
감염 경로가 확인 안 되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잇달아 나오면서, 지역사회 내 오미크론 감염 전파가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27일 경남도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미크론 감염이 확인된 거제 거주자 A 씨에 대해 사흘간 역학조사를 벌였지만 감염 경로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해당 감염자는 지난 19일 가족 2명과 함께 확진돼 추가 조사에서 오미크론 감염이 확인됐다. 반면 가족 2명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고, A 씨의 접촉자 중에서도 추가 감염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국내 누적 감염 445명으로 늘어
10차 감염도 확인… 우세종 될 듯
방역 당국은 A 씨가 외국에 다녀오거나 해외입국자와 접촉한 사실이 없는 점으로 미뤄 지역 감염 사례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경우 A 씨에게 변이를 전파한 숨은 감염자가 방역망을 벗어나 상당 기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뜻이어서, 지역사회 내 오미크론 변이가 상당히 퍼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경남도 등은 A 씨에 대한 역학조사 범위를 이달 중순까지로 확대하고 동선과 접촉자를 정밀 조사하고 있다.
A 씨처럼 언제 어디서 어떻게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는지 모르는 일명 ‘깜깜이 감염’ 사례는 계속 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7일 0시 기준으로 신규 변이 감염자 69명이 추가돼, 국내 누적 오미크론 감염자는 44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신규 감염자 중 49명은 지역 감염 사례였고, 20명은 해외 입국자였다. 하루 49명의 지역 감염자는 역대 최다이다.
특히 이날 신규 감염자 중 강원 삼척 학원, 광주 서구 식당, 강원도 원주 식당 집단감염의 최초 감염자는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밖에도 기존 감염자 중 대전, 광주, 전북 등지에서 산발적으로 깜깜이 감염이 발생했다.
방역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지역사회에 상당히 퍼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깜깜이 감염이 늘고 있는 데다, 이미 전국 17개 시·도에서 감염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오미크론 변이는 현재 우세종인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배 가까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단기간 내 국내에서도 우세종이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오미크론 변이의 빠른 감염 속도 탓에 한 달이 채 안 돼 10차 감염까지 진행된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의 87.4%는 60대 미만이었다. 전체 감염자의 40.4%(252명)가 백신 미접종자였으며, 3차 접종 완료 뒤 감염된 이는 3.9%(24명)이다. 현재까지 감염자 중 위중증 환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백상·김민진 기자 k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