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디지털 밸리 구축, '스마트 도시' 속도 내는 부산
2022년 임인년 새해에 지역 경제계에 좋은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부산 남구 문현동 부산국제금융단지(BIFC) 3단계 개발 사업이 본격 착공에 들어간다고 한다. 지역에 산재한 블록체인, 핀테크, 메타버스 등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금융혁신 관련 기업, 지원기관 200여 개를 BIFC 15개 층에 집적한 ‘디지털 밸리(D-Valley)’를 2025년까지 구축해 금융기술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3단계 사업은 기존 1, 2단계와 연계해 부산금융중심지 기능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시의 의도대로 관련 사업의 집적화를 통해 사업 범위가 확장되면 유망 기업 유치와 스타트업 창업 등 부산의 디지털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시, 기업, 대학 개혁 통해
혁신 선도해야 미래 성장 가능
마침 부산시도 4일 ‘디지털 경제 전환’을 총괄할 컨트롤타워로 ‘디지털 혁신 부산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고, ‘부산 디지털 경제 혁신전략 2030’도 발표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스마트 제조 생태계’를 만들고 금융·관광·물류·유통·전시 등 서비스 산업을 혁신하겠다는 포부다. 시는 2030년까지 디지털 산업 관련 매출을 연간 20조 원 규모로 키워 부산을 세계 20위권 스마트 도시로 도약시키고, 융합대학원 등을 통해 매년 인재 2000명을 배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디지털 경제 연구·개발 투자 비중을 40%로 확대하고, 디지털 신기술 창업에 1조 5000억 원을 투자하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디지털 밸리 착공과 디지털특위 출범은 부산의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한 첫걸음으로 환영할 일이다. 출범한 지 12년이나 지난 부산금융중심지는 금융기술 생태계 조성은 시도조차 하지 못한 채 외형 갖추기에만 급급했을 뿐이다. 전문가 10명 중 8명이 “내실을 갖추지 못했다”고 혹평할 정도다. 이번 계획이 장밋빛 그림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부산의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중장기적인 전략이 제시되어야 한다. 특히 인재 2000명 육성, 1조 5000억 원 투자, 매출 20조 원 등은 실행 방안 마련과 지역 대학의 교육체계 개혁 등 대대적인 체질 개선이 절실하다.
주지하다시피 부산 경제는 코로나 팬데믹 충격까지 겹치면서 산업구조 고도화 실패, 성장 잠재력 둔화 등 초라한 현실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시 발전의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는 ‘스마트 도시’ 변화에 부산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이를 위해서는 부산시와 지역 기업, 대학, 중앙정부, 출연기관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실행 전략과 세부 계획을 세밀하게 다듬어야 한다. 중앙정부도 수많은 스타트업이 부산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규제 완화와 예산 지원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디지털 혁명은 거스를 수 없는 물결이다.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 혁신을 선도해야 부산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