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광물 수출 줄줄이 중단 예고… 국제 가격 급등 ‘비상’
풍부한 광물 자원을 보유한 자원 대국 인도네시아가 석탄에 이어 올해 보크사이트의 수출을 금지하기로 하는 등 주요 광물의 수출 중단을 줄줄이 예고했다. 이에 따라 국제시장에서의 가격 상승 등 파장이 우려된다.
11일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전날 소속 정당인 투쟁민주당 49주년 기념행사에서 올해는 보크사이트, 내년에는 구리 원광 수출을 각각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코위대통령,창당기념 행사서
“보크사이트·구리 원광 금수”
팜오일 등도 언급, 파장 클 듯
조코위 대통령은 원자재 수출국에서 완제품·반제품 수출국으로 전환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전략 차원이라고 수출 금지 방침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러한 광물의 다운스트림(하방산업) 개발 효과는 엄청나게 클 것”이라며 “국민에게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2019년 말 니켈 원광 수출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당시 전 세계 니켈 원광 공급의 4분의 1을 차지했던 인도네시아의 수출 중단 선언으로 글로벌 니켈 원광 가격이 급등하는 등 적잖은 파장이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글로벌 배터리 생산업체들은 배터리 주원료인 니켈을 확보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직접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니켈 원광 수출 중단 이후 니켈 관련 수출액이 10배 이상 증가했다”며 “이러한 거대한 도약을 보크사이트, 구리, 주석, 금 등 다른 광물에도 적용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런 정책과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당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며 팜오일 원유(CPO)도 언젠가 수출을 중단할 예정이며, 석탄 수출도 단계적으로 축소해 갈 것이라고 지난해 여러 차례 예고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천연자원의 점진적 수출 중단을 예고함에 따라 주요 수입국들은 인도네시아 현지 직접 투자와 공급처 다변화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광산업체 ‘프리포트-맥모란’은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동부자바 그레식에 30억 달러(3조 6000억 원) 규모의 구리 제련소 건설 공사를 시작했다. 당시 기공식에 참석한 조코위 대통령은 “단일 라인으로 설계된 이 제련소는 세계 최대 규모 구리 제련소”라며 “다시 한번 말하지만, 천연자원 수출이 아니라 이 나라 안에서 가치가 창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