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대형참사 HDC, 정몽규 회장 사퇴로 ‘위기 돌파’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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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HDC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해 6월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사고 관련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부산일보DB

광주 화정동 아파트 외벽붕괴 사고로 인해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회장직을 내려놓은 등 자신의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사고가 겨울철 건설공사의 기본적인 매뉴얼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현대산업개발과 아이파크 브랜드가 바닥으로 추락하는 등 최대 위기를 맞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광주 화정아파트 외벽 사고 파장
곧 거취 표명… 전문경영 가능성

16일 재계와 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정 회장은 금명간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국민 사과문 발표 등의 형식을 통해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12일 광주에 내려가 유병규 현대산업개발 대표 등과 함께 사고 수습 방안과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후 주말인 15일 서울 자택으로 올라와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숙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산업개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정 회장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경영진들의 의견을 들으며 거취 문제를 숙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건설사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는 가운데 HDC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등 경영퇴진 가능성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등 경영진 동반 사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사고는 회사의 안전관리 시스템 자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불과 수개월 전 광주 학동에서 대형참사를 빚었는데도 회사가 경각심을 가지기는커녕 건설공사 기본수칙을 지키지 않은데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1962년생인 정 회장은 1986년부터 1998년까지 현대차 회장을 지냈다. 하지만 현대차의 경영권이 정몽구 회장에게 넘어가면서 부친인 고 정세영 현대차 명예회장과 함께 1999년 현대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겼다. 김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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