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30%대 갇힌 이재명, 윤석열에 ‘직공 모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메시지가 지난 주말 강원지역 방문을 기점으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직접 겨냥하고 있다.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윤 후보 상승세를 차단하고, 자신의 30% 후반 지지율 박스권 탈출을 동시에 고려한 전략이다.
이 후보의 ‘직공(직접 공격) 모드’는 15~16일 강원도 ‘매타버스 시즌2’ 일정에서 도드라졌다. 이 후보는 15일 군 전역자들과 토크 콘서트에서 “원래 군대 안 갔다 온 인간들이 멸공, 북진통일을 주장한다. 선제공격 이런 것을 (주장)한다”고 말했다. 군 미필자인 윤 후보가 최근 이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구매하며 멸공 논란을 빚은 데 대한 비판과 함께 윤 후보의 대북 선제 타격론을 직격한 셈이다. 이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은)남녀 편을 갈라 한쪽 편을 들고 다른 한쪽은 공격한다. 나라를 갈가리 찢으려고 하는 거냐”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폐지 등 ‘이대남(이십대남성)’을 고려한 윤 후보 측의 정책 메시지를 비판한 것이다.
“군대 안 간 인간이 멸공 주장
모르면 점쟁이에 물어볼 사람”
“금강산 관광 재개·DMZ 관광”
‘경제 대통령’ 부각 행보도 가속
이 후보는 또 윤 후보를 겨냥 “모르면 점쟁이한테 물어볼 사람한테 이 나라를 맡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탄소 감축과 관련해선 “정치 지도자는 고통스러운 길 맨 앞에 서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윤 후보는)피하잖아요. 다 죽자는 얘기입니까. 이런 사람들에게 이 나라를 맡기면 미래가 없다”고 했다.
16일에는 페이스북에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에 대한 강력 대응과 방사능 오염 수산물 수입 봉쇄를 약속하는 ‘소확행’ 공약을 제시하며 윤 후보를 타격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는 원전 자체가 붕괴한 것은 아니므로 방사능 유출은 안 됐다고 말한 바 있는데, 2011년 3월 지진과 해일이 후쿠시마 원전을 덮쳤고 원전 기능이 마비돼 대규모 방사능물질 유출됐다”며 “외교적 저자세로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의 위험을 외면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눈 감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동시에 이 후보는 강원도 방문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와 비무장지대(DMZ) 관광 추진, 남북 철도·도로 연결 등을 핵심으로 하는 공약을 발표하는 등 정책 행보도 이어갔다. 이 후보는 16일 오전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시작으로 원산~금강산~고성~강릉에 이르는 동해 국제관광 공동특구를 조성하고 세계인이 깊은 관심을 가진 DMZ 평화생태관광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제 대통령’ 부각 행보도 가속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 후보가 최근 박용만 전 대한상의 회장과 경제·사회 분야 당면 과제들을 주제로 두 시간가량 대담했고, 조만간 유튜브 채널(이재명 TV)을 통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재계 인사와의 접촉면을 넓혀 친기업 이미지를 내세우고 중도층에 다가서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 연말 경제 전문 유튜브 ‘삼프로TV’에 출연, 호응을 얻은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것으로 비친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