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50에도 ‘절대 강자’ 없는 대선판, 단일화가 최대 변수
49일 앞으로 다가온 3·9 대선은 표면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초접전을 벌이는 혼전 양상이다. 두 사람이 40%대 지지율에 안착하지 못하면서 한쪽 우위를 쉽게 점칠 수 없는 구도다. 여기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15%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보이면서 향후 단일화 논의가 최대 변수로 작동할 공산이 커졌다.
18일 발표된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도 이런 흐름을 잘 보여 준다. <조선일보·TV조선>의 의뢰로 칸타코리아(15~16일·1010명·전화면접)가 진행한 조사에서는 윤석열 32.8%, 이재명 31.7%로 격차가 1.1%포인트(P)에 불과했다. 오차범위(±3.1%P)를 고려하면 사실상 동률이다. 안철수 후보 12.2%, 정의당 심상정 후보 2.7%를 기록했다.
이재명-윤석열 예측불허 혼전
안철수 지지율 상승 두드러져
이-안 가상대결 31.3 대 51.0
양강 TV토론이 승부처 될 듯
눈여겨볼 대목은 안 후보가 보수 야권 단일화에 승리하는 경우다. 윤 후보로 단일화하면 윤석열 39.3%, 이재명 32.2%, 심상정 3.9%로 나타났는데, 안 후보가 나서면 안철수 47.9%, 이재명 26.6%, 심삼정 2.5%로 조사됐다. 다자대결에서는 윤 후보가 앞서지만, 단일 후보 경쟁력에서는 안 후보가 월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 후보는 윤 후보 표심을 흡수하는 동시에 이 후보와 심 후보 지지도 일부도 가져온 것으로 풀이된다. 확장성의 우위로 읽힌다.
<중앙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이날 발표한 조사(15~16일·1006명·전화면접)에서도 단일 후보로서 안 후보 경쟁력이 확인됐다. 보수 야권이 윤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지지율은 윤석열 45.3%, 이재명 37.2%이었지만, 안 후보는 단일화 때 51.0%로 이 후보(31.3%)보다 19.7%P 높았다. 해당 조사에서 다자 대결의 경우 윤석열 35.9%, 이재명 33.4%로 오차범위(±3.1%P) 내 접전을 벌였다. 안 후보는 15.6%, 심 후보는 4.0%로 집계됐다.
두 조사(자세한 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만 종합하면 보수 진영에선 단일화를 통해 안정적인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선거가 계속해서 혼전으로 흐를 경우 압박 강도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안 후보 지지율이 10%대 후반을 계속해서 넘나들면 설(2월 1일) 전후로 단일화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는 이유다. 단일화 작업이 정체되거나 무산될 경우 양쪽을 향한 책임론이 커지면서 이 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
단일화보다 파괴력은 적지만 양강 후보를 겨냥한 각종 의혹 공세도 대선판을 흔들 변수로 꼽힌다.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모두 본인이나 가족 리스크가 여전하다. 이 후보는 ‘대장동 의혹’ 울타리를 완전히 걷어내지 못했다. 윤 후보의 경우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육성이 선거 막판까지 전파를 타며 후폭풍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무속인의 캠프 고문 활동 논란도 도마에 오른 상태다. 이날까지 발표된 여론조사는 대체로 김 씨 통화 보도(16일 저녁) 이전 분위기만 반영됐다.
이재명-윤석열 후보 간 첫 양자 TV토론에 대한 여론 흐름도 표심을 움직일 승부처로 꼽힌다. 다음 달 초 퇴원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메시지도 대선 국면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메시지를 낼 경우 ‘국정농단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동시에 대구·경북(TK)을 중심으로 보수 진영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젠더 문제에 예민한 ‘이대남’(20대 남성) 등 부동층의 향배도 승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