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참사’에 중대재해법 적용하면 처벌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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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노동권익센터 분석

올봄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 김다운(38) 씨는 지난해 11월 홀로 전선작업을 하다 감전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지난 11일 광주의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는 건물 일부가 무너져내려 옥상에서 타설 중이던 1명이 숨지고 5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다. 오는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중대재해법)’이 적용된다면 두 사고에 책임이 있는 한국전력공사(한전)와 HDC(현대산업개발)는 어떤 처벌을 받을까.

“원청 책임 부담 범위 불명확해
HDC 경영책임자 처벌 불분명”

부산노동권익센터(이하 센터)가 최근 중대재해법을 적용했을 경우 한전과 HDC의 처벌 수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센터에 따르면 중대재해법이 아니더라도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한전과 HDC는 모두 처벌을 받는다. 특히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는 “도급인의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위반하여 노동자가 사망에 이른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고 명시한다.

도급이란 당사자의 한쪽이 일의 완성을 약속하고, 상대방이 그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주는 것을 말한다. 한전은 김다운 씨 사고와 관련, 도급인이 아니라 발주인이라고 주장하는데, 관련 법규에는 “건설공사 발주자는 도급인에서 제외된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2019년에도 하청 노동자가 감전사한 사건에 대해 한전을 도급인으로 판단한 판례가 있다. 고용노동부도 한전을 도급인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중대재해법을 이 두 사건에 적용한다면 한전과 HDC의 경영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중대재해법은 산재예방과 안전보건조치의 책임 주체를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로 명확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법 시행 이후 한전이나 HDC와 같은 원청의 책임 부담 여부는 고용노동부 행정해석과 법원 판결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범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명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경영책임자의 과실로 중대재해가 발생했다는 인과관계 입증 문제도 있다.

황석하 기자 hsh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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