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도시철도 탈선, 출근길 대혼란 재발 안 된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6일 부산도시철도 2호선 전동차 탈선 사고로 부산시민들은 물론 경남 양산시 일부 시민들까지 한겨울 출근 시간대에 큰 불편을 겪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2시 3분께 도시철도 2호선 구남역~구명역 구간을 시험 운행하던 열차 6량 가운데 2량이 선로를 이탈하는 바람에 2호선 첫차부터 오전 8시 55분까지 화명역~사상역 구간 운행이 전면 중단된 게다. 해당 구간에 셔틀버스 12대가 긴급 투입됐지만 역부족이었다. 이 때문에 평소 2호선으로 북·사상구와 인근 양산을 출퇴근하는 이용객들이 출근길에 다른 교통편을 찾느라 추위에 떨거나 지각하는 등 큰 혼란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화명~사상역 운행 중단돼 시민 큰 불편
국비 지원이 재정난·안전문제 해결책

이번 사고는 최근 교체한 선로 신호장치를 점검하며 이 장치를 열차와 연동시키는 작업을 하다가 선로전환기가 오작동을 일으켜 열차 탈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부산교통공사는 사고 원인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규명해 확고한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부산시가 사고와 일부 구간 운행 중단 사실을 재난안전 문자 메시지로 일부 시민들에게만 알렸으며, 양산 주민들에게는 고지하지 않은 것도 운영상의 문제점으로 보인다. 부산으로 출근하는 양산시민들은 역까지 가서야 2호선 운행이 중단된 걸 알고는 우왕좌왕했다고 한다. 2호선은 양산을 오가는 부산·경남 광역교통망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현실과 운영 규모에 맞는 개선책이 요구된다.

지난해 11월 3일 도시철도 1호선에서도 열차가 자갈치역과 토성역 사이에 멈춰서면서 전 구간 운행이 중단돼 퇴근길 시민들이 엄청난 불편에 시달린 적이 있다. 당시 사고는 1997년 도입돼 내구연한을 1년 남긴 노후 차량의 고장이 원인이었다. 불과 두 달여 만에 일어난 2호선 열차 탈선을 비롯해 크고 작은 사고가 잦은 탓에 시민들의 도시철도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이 커지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시민들 사이에 툭하면 “지하철 타기가 겁이 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도시철도 안전을 확립하기 위해 노후 전동차를 대폭 교체하려는 당국의 노력이 절실하다.

걸핏하면 지적되는 부산도시철도의 노후화 문제는 만성적인 재정난에서 비롯된다. 부산은 전국 대도시 중 유일하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해 만 65세 이상의 도시철도 무임승차 비중이 높아서다. 부산의 무임승차 승객 비율은 지난해 31.5%로 증가하고, 이로 인한 손실이 1090억 원에 달했다. 서울교통공사의 무임승차 비율 15.4%와 비교해 부산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25일 적자에 허덕이는 부산교통공사 노사가 함께 무임승차에 대한 국비 보전과 대선 공약 채택을 건의하고 나선 이유다.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도시철도의 안전 강화를 위해서라도 수도권·지방에 차별을 두지 않는 국비 지원을 적극 검토할 때다. 재정분권 추진은 인명 피해 같은 더 큰 도시철도 사고를 예방하는 확실한 방법이겠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