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숙증, 제때 ‘치료 주사’ 맞아야 성장판 지킨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좋은문화병원

자녀가 또래 친구들에 비해 몸집이 크고 성장이 빠르면 부모 입장에서는 이를 흐뭇하게 여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는 자칫 성조숙증으로 이어져 어른이 됐을 때 되레 남들보다 키가 작을 수 있다는 신호가 될 수도 있다.

성조숙증은 여아가 만 8세 이전에 유방 발달이 시작하거나 남아의 경우 9세 이전에 고환 크기가 증가하는 경우를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성조숙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2007년과 비교하면 10년이 지난 2017년에 10배 이상 늘었다. 성조숙증에 걸린 어린이는 골연령이 실제 연령보다 높다. 이 때문에 키가 다 크기도 전에 성장판이 닫히는 조기 골단 융합에 의해 최종 신장이 작아질 수 있다. 최종 키의 손실은 여아에서 12cm, 남아에서 20cm 전후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신체적, 정신적으로 환자와 가족에게 불안을 초래하고, 성적 학대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성조숙증은 통상 생식샘자극호르몬분비 호르몬 자극검사를 시행해 진단한다. 두 시간 가량 연속으로 채혈하는 검사이며 황체화 호르몬의 농도가 기저치에 비해 2-3배 증가하고, 5IU/L 이상이면 사춘기가 시작된 것으로 본다.

성조숙증은 특발성이라고 해서 특별한 기질적인 원인을 발견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러 인자가 관여하는 질환으로, 유전적 원인, 환경적 원인, 비만, 환경호르몬, 내분비 교란물질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부모가 어린 시절 사춘기가 빨랐던 경우 자녀들에게서도 성조숙증 발생률이 증가할 수 있다.

성조숙증 치료는 사춘기 발달을 또래와 맞추고, 최종 키의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빠른 초경을 막아 정신사회적인 문제를 줄이기 위해 시행한다. 좋은문화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정현 과장은 “사춘기가 빨리 온다는 것은 빨리 크고 성장이 빨리 멈춘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사춘기 지연제를 써서 치료기간 동안 키 손실을 최소화하고 일부 손실된 키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선자극호르몬의 조기 활성화로 발생하는 특발성 중추성 성조숙증 치료에 사용되는 표준약제는 1980년대부터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성전자극호르몬 분비 호르몬 작용제다. 이 치료제는 4주 간격으로 맞는 피하 또는 근육 주사로, 3개월 제제도 사용된다.

신 과장은 “이 치료제에 대해 인터넷에 난무하는 잘못된 정보 탓에 부작용에 대한 지나친 걱정으로 자녀들에게 엉뚱한 치료를 받게 하거나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 치료제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주사로 인한 통증이나 발적(빨갛게 부어오름)이며, 아주 드물게 무균성 농양이 발생 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고 말했다.

진단 당시 골연령이 많이 진행했거나 사춘기 지연제를 쓸 수 있는 충분한 기간이 확보되지 않은 경우에는 성장호르몬 치료를 병행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성장호르몬은 성조숙증치료제에 비해 부작용도 더 많고, 개개인의 골연령에 따라 효과 판정도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소아 내분비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박태우 기자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