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불명 ‘떨림·경직’ 뇌·대장 병행 치료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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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한방 치료

인류가 아직 정복하지 못한 질병이 많은데 그 중 하나가 파킨슨병이다. 오랜 연구에도 불구하고 파킨슨병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도 파킨슨병은 ‘특발성’ 질환으로 분류된다.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뜻이다. 간혹 유전에 의해 파킨슨병이 발병하기도 하지만 특발성으로 원인불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변이 단백질이 뇌세포 파괴
장에서 신경 타고 올라가 발병
조기 치료 통해 악화 늦춰야
체질 맞는 한약·침으로 개선


■운동증상과 비운동증상

파킨슨병은 뇌의 중간 부위인 흑질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면서 발생한다. 도파민은 신체 운동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인데 도파민 분비가 원활하지 않으면 떨림, 경직, 우울, 불안 등 다양한 장애가 생긴다.

파킨슨병 증상은 운동과 비운동 증상으로 구분된다. 운동 증상으로는 떨림, 경직, 느린 동작 등이 대표적이다. 비운동 증상으로는 우울이나 불안 같은 정신적 증상이나 치매 증상과 비슷한 인지기능 저하가 흔하다.

손과 다리의 떨림은 가장 눈에 띄는 파킨슨병 증상이다. 주로 편하게 앉아있거나 누워있을 때 떨림이 나타나는데 손이나 다리를 움직이면 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떨림을 안정 시 진전이라고 한다.

초기에는 근육이 뻣뻣하게 느껴지는 경직 증상도 일어나는데 이로 인해 근육이나 관절의 문제로 오인하기 쉽다. 느린 동작은 글씨를 쓰는 등 섬세한 행동을 할 때 자주 겪는다. 환자 본인은 증상을 잘 알지 못하고 있다가 주위에서 지적을 받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파킨슨병 환자의 50% 이상이 우울증을 앓을 정도로 비운동 증상에 따른 불편도 크다. 불안이나 충동조절장애 등 신경정신적인 증상에도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수면장애 역시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이다. 많은 환자들이 불면증을 호소하기도 하며 그외에 기면증, 하지불안증후군, 렘수면 행동장애도 동반될 수 있다.



■뇌가 아닌 장의 문제

파킨슨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체 환자의 약 5~10%는 유전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산화탄소나 납 구리와 같은 중금속 중독이나 독소의 노출로 인한 환경적인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대부분은 특발성으로 원인을 알 수가 없다.

최근 학계에서 불필요한 단백질 처리 기능의 이상이 뇌에 영향을 미쳐 파킨슨병을 유발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파킨슨병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변이 단백질이 장에서 신경을 타고 뇌까지 올라온다는 것이다. 파킨슨병이 뇌의 문제가 아니라 장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란 주장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연구팀이 변이가 나타난 단백질을 쥐의 장에 주입한 후 몇 달 뒤에 이 단백질이 뇌 전체로 퍼져 나간 사실을 확인했다. 잘못된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 장에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데 장에서 알파 시누클레인이라는 정상 단백질이 돌연변이를 일으키게 된다. 이 변이 단백질이 뇌의 10번째 신경인 미주신경을 타고 장에서 뇌로 서서히 이동해 결국 뇌 세포가 파괴되면 파킨슨병이 발병한다는 것이다.

제세한의원 하한출 원장은 “그동안 파킨슨병은 뇌에서 그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뇌의 문제가 아니라 장의 문제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파킨슨병 치료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고 있다. 대장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파킨슨병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체질에 맞게 장 치료하는 법

파킨슨병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아직 없다. 환자 개개인마다 경과도 다양하고 병의 진행 속도를 예측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조기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병의 악화를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파킨슨병은 뇌세포의 문제로 보고 뇌 치료에만 집중했다. 그러나 뇌 치료와 더불어 장 치료를 병행하면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당연히 섭취하는 음식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방 체질의학에서 파킨슨병이 가장 잘 오는 경우는 태양인-금양체질을 꼽는다. 이 체질은 모든 육고기와 우유, 유산균, 요구르트를 먹으면 해롭다. 장기간에 걸쳐 이들 음식을 섭취하면 장에서 생긴 독소가 뇌를 침범해 파킨슨병을 유발한다.

태양인-금양체질은 육고기, 우유, 유산균, 요구르트의 섭취를 피하고 ‘모과청뇌탕’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모과청뇌탕에는 모과 외 15종의 한약재가 들어간다. 모과는 간기능을 좋게 하여 굳어가는 근육을 부드럽게 하고 근육의 힘을 키워준다. 태양인-금양체질의 경우 간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대돈혈, 대장의 기능을 좋게 하는 삼간혈을 기본으로 침 치료를 한다.

다음으로 파킨슨병이 잘 오는 체질은 태양인-금음체질이다. 이 경우도 모든 육고기, 우유, 유산균, 요구르트가 원인이 되기 때문에 이 음식을 멀리하고 ‘오가피청뇌탕’을 복용할 것을 권한다. 오가피청뇌탕에는 오가피 외 15종의 한약재가 들어간다. 오가피는 장과 간기능을 동시에 향상시켜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태양인-금음체질은 간을 좋게 하는 곡천혈, 대장을 좋게하는 상양혈을 기본으로 자침한다.

나머지 여섯 체질의 경우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하한출 원장은 “체질에 맞는 한약과 침치료로 잠자고 있는 뇌기능을 향상시켜 주면 뇌에서 도파민의 분비가 원활하게 돼 떨림, 경직 등의 운동 증상들이 개선된다. 또 자율신경계통이 안정돼 소화기능이 개선되고 뇌기능 개선으로 잠자리도 편안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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