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영화 거장 크리스티안 페촐트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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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전당 17일까지 특별 상영

영화의전당은 오는 17일까지 독일 영화계의 거장 ‘크리스티안 페촐트(사진)’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특별전을 연다.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페촐트의 장편 데뷔작부터 최근작까지 독일 역사를 배경으로 인물 내면을 탐구한 작품 8편을 선보인다. 그는 뉴 저먼 시네마 이후 침체된 독일 영화에 변화를 일으킨 베를린학파의 1세대 감독이다. 현실을 미시적으로 관찰하거나 미니멀리즘의 미학을 선보인 다른 베를린학파 감독들과는 달리 정치 사회적인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장르 영화를 재해석하는 등 자신만의 길을 걸었다.

특히 그는 독일의 정치적, 역사적인 문제를 배경으로 개인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내면적 고독 등을 작품에 담았다. 누아르나 멜로드라마 등 익숙한 장르를 변주해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해 왔다. 2000년 ‘내가 속한 나라’로 데뷔해 독일영화상 최우수 작품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페촐트는 2012년 ‘바바라’로 베를린 국제 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했다. 2014년 ‘피닉스’로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독일 최고의 현역 감독으로 떠올랐다.

특별전에서는 독일 좌익 테러리스트의 삶을 관찰한 장편 데뷔작 ‘내가 속한 나라’(2000)와 이루어 질 수 없는 두 남녀의 관계를 통해 죄의식과 도덕적 갈등을 그린 ‘볼프스부르크’(2003)를 선보인다.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편집증에 걸린 여인의 욕망을 통해 변해 가는 독일 사회의 현실을 보여준 ‘옐라’(2007)와 배신과 음모로 얽힌 삼각관계 속에 인종 문제를 녹인 ‘열망’(2008)도 볼 수 있다.

탈출을 꿈꾸는 동독 의사의 이야기를 통해 자유의 열망과 도덕적 딜레마를 그린 ‘바바라’(2012),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삶을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피닉스’(2014)도 상영한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수용소 생활을 했던 작가 안나 제거스의 소설 를 각색한 영화로, 난민 문제를 은유적으로 드러낸 ‘트랜짓’(2018)도 만나볼 수 있다. 이자영 기자 2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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