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발 카페? 젊은 직장인의 월요일 챙기며 쑥쑥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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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스타트업 ‘베러먼데이’가 겹경사를 맞았다. 대기업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전년 대비 400% 매출을 달성하는 희소식이 이어졌다. 법인 등록 3년차를 맞은 ‘베러먼데이’는 2020년 연매출 20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1년 매출 80억 원을 돌파하는 급성장을 이뤘다.

‘베러먼데이’가 밝힌 급성장의 비결은 발빠른 옴니채널 구축이다. 최근 유통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옴니채널은 라틴어의 모든 것을 뜻하는 ‘옴니(Omni)’와 제품의 유통경로를 의미하는 ‘채널(Channel)’의 합성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보고 온·오프라인을 통합해 하나의 브랜드 아래서 유기적으로 끊임 없는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이다. SSG이라는 단일 브랜드 아래 이마트 등 자회사 오프라인 유통망을 총망라하는 신세계의 사업 구조가 대표적인 옴니채널 전략이다.

3년 차 스타트업 ‘베러먼데이’
온오프라인 융합 옴니채널 주효
프랜차이즈·플랫폼 사업 ‘대박’
지난해 대기업 투자 유치 성공에
전년 대비 400% 매출 ‘겹경사’

흔히 향토 카페 프랜차이즈로 알려진 ‘베러먼데이’이지만 사실 회사의 중심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이다. ‘월요일이 기대되는 일상’을 제공한다는 기치 아래 부산의 젊은 직장인을 위한 온·오프라인 서비스에서 상품 구매까지 모든 것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는 게 창업 콘셉트였다.

그 와중에 ‘직장인을 위한 건강 음료를 제공한다’며 런칭한 카페 프랜차이즈가 대박을 쳤다. 배러먼데이 도경백 대표는 "2019년 회사를 창업을 했을 때만 해도 카페 프랜차이즈는 사업 구상에 없었다"며 "직장인을 위한 공간과 교육 프로그램을 생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직장인을 위한 음료 등으로 아이템이 이어졌고 그게 경쟁력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베러먼데이’는 2020년 직장인 취미·교육 플랫폼인 ‘베러먼데이 클럽’을 런칭하며 본업에도 꾸준히 공을 들였다.

‘베러먼데이 클럽’에서는 ‘베러먼데이’라는 브랜드 아래 부산의 젊은 직장인이 오프라인에서는 커피와 건강차를 즐기고, 온라인에서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다듬고 관련 상품 구매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지난해 대선주조와 함께 협업으로 진행한 온라인 직장인 홈술 모임 ‘내 방에서 만나는 대선 바(bar)’는 이 같은 전략을 잘 보여준다.

‘배러먼데이 클럽’으로 온라인 신청을 한 부산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대선주조의 소주를 베이스로 각종 칵테일을 만들 수 있는 키트를 보내줬다. 그 후 이들이 유튜브에 모여 서로 칵테일을 만들고 이를 시음하는 공간을 마련해 랜선 홈술 모임을 갖게했다. 취미로 칵테일을 배우고 싶은 이들이 첨가할 주류와 레시피를 찾아 헤맬 필요 없이 다 갖춰진 키트로 홈술 모임만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준 셈이다.

매일유업과 함께 한 ‘부모님 장 건강 챙기기 습관 프로젝트’ 역시 비슷한 케이스. 온라인 신청자에게 부모님의 장을 챙겨드릴 수 있는 매일유업의 제품을 보내고 이를 달력에 기재하며 효도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제공했다.

직장인을 상대로 한 ‘베러먼데이’의 플랫폼 서비스는 온라인에만 그치지 않는다. 시내에 있는 베러먼데이 카페 매장이나 공간 브랜딩을 통해 창출된 중앙동의 로티스, 서면 삼정타워의 삼정큐라운지 등의 공간을 통해 다양한 오프라인 취미와 교육 강좌도 병행해 왔다는 게 ‘베러먼데이’ 측의 설명이다.

발빠른 옴니채널의 구축으로 베러먼데이는 여타 카페 프랜차이즈가 역성장하는 와중에도 매장수를 배 가까이 늘렸다. 온라인 플랫폼 역시도 꾸준히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온·오프라인의 시너지를 통한 고속 성장 덕에 ‘베러먼데이’는 지난해 말 CJ제일제당과 스파크랩이 운용 중인 ‘프론티어랩스 1호 펀드’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건강 음료를 다루는 카페 프렌차이즈와 직장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연계한 성장 가능성을 업계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부산시에서도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청년활동 지원 사업 부문에서 부산시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직원 31명의 작은 향토 스타트업은 이제 새로운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넘친다. 도 대표는 현재 7대 3 비중인 프랜차이즈와 플랫폼 서비스의 비중을 곧 역전시켜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도 대표는 “자전거를 처음 타면 넘어지기 마련이지만 이를 감내할 신념이 있다면 성공하기 마련”이라며 “넘어지더라도 끝내 이루고자 하는 바가 크다면 창업은 충분히 해볼 만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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