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낚시 제한 풀린 ‘부산 앞바다’ 안전사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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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앞바다 해역에서 ‘밤낚시’ 시간제한이 사라지면서 낚시객들이 영도 생도, 해운대구 청사포 등 ‘낚시 스팟’으로 몰려든다. 부산 밤낚시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낚시객들은 환영하는 한편, 인명사고 우려가 높은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0일 부산시에 따르면 ‘어로·항해 금지해역 및 시간 고시’ 폐지에 따라 지난해 2월부터 각 지자체 부산 앞바다 연안과 해역의 ‘어로·항해 금지 시간’은 사라졌다. 당초 안전 문제로 낚시 등 어업 활동은 밤 10시부터 새벽 3시까지 금지되어 있었다.

작년 2월 금지 시간 자유화 후
감시 사각지대 놓인 심야 낚시
음주 실족사·화재 위험 도사려
영도구, 낚싯배 고시 개정 검토

어민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 부산시가 금지 시간 해제에 나서면서 부산 연안과 해역(1해리 이내)에서는 24시간 낚시가 가능해진 것이다. 해당 구간은 부산 연안 해역으로, 기장군 고리 남단 돌출부 기점부터 해운대구 청사포 돌출부, 영도구 생도, 가덕도 국수봉 등으로 이어진다.

‘낚시 시간제한’이 풀리면서 부산 해역을 찾는 낚시객들의 발걸음은 늘어나는 추세다. 주요 ‘낚시 스팟’으로 손꼽히는 바위섬 영도 생도에는 성수기에 하루 20~30여 명의 낚시객이 몰려든다. 영도에서 낚시 물품을 판매하는 이 모(63) 씨는 “밤에도 출항이 가능해지면서 조용하던 마을이 밤에도 떠들썩해졌다”며 “밤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날 영도를 찾은 낚시객 최 모(47) 씨는 “밤낚시가 가능해지면서 영도를 더 자주 찾아온다”며 “성수기에는 낮보다 사람이 없는 밤에 월척이 자주 나온다. 밤에 낚시하는 재미가 쏠쏠해 밤낚시만을 위해 다른 지역을 가기도 했는데, 이번에 시간제한 해제가 된다고 해 반가웠다”고 말했다.

한편 인근 어민들은 감시 사각지대인 심야 낚시에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파도와 바람이 거센 밤중에 음주상태로 낚시를 하는 경우, 실족사나 화재 등의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 영도구 태종대 공원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던 70대 남성이 바다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달 20일에도 영도구 하리 인근 바다에서 낚시를 하던 낚시객이 바다에 빠져 유람선에 구조되기도 했다.

어민 이 모(56) 씨는 “태종대 공원과 생도에서 낮에도 심심찮게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는데 밤에는 더 위험할 수밖에 없다”며 “어둠 속에서 미끄러져 바다로 추락할 가능성도 크고, 추운 날씨 탓에 불을 피우다 화재가 나기도 쉽다”고 말했다. 낮에는 인근에 어선이나 유람선 등이 운행되고 해양경찰의 순찰도 잦아 구조가 쉽지만 밤에는 이조차 쉽지 않다.

영도구청은 안전을 위해 낚시 어선 관련 고시 개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낚시 어선 관련 고시의 관리 주체는 구·군이다. 영도구청 해양수산과 관계자는 “낮에는 지도 단속을 나가지만 밤중에는 별도의 단속이 힘들어 관리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 관련 사고가 나면서 안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해, 낚시 어선에 대한 고시 개정을 위해 어선업자 등 유관기관과 조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변은샘·김동우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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