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 분장 먼저 제의… 도전하고픈 연기 더 많아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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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박원장’ 이서진

배우 이서진이 ‘확’ 달라졌다. 진중하고 묵직한 모습 대신 유쾌하고 가벼운 캐릭터 옷을 입고 시청자 앞에 섰다. 지난달 14일 처음 공개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티빙 오리지널 ‘내과 박원장’에서다. 이 작품에서 이서진은 데뷔 후 첫 코믹 연기에 도전했는데, 민머리 분장에 여장까지 열연하는 모습이 흥미롭다.

코로나19 여파에 온라인 화상으로 만난 이서진은 “무조건 재미있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입을 뗐다.

이서진은 이 드라마에서 적자 탈출을 위해 애쓰는 초짜 개원의 ‘박 원장’을 맡았다. 박 원장은 한때 진정한 의사를 꿈꿨으나, 파리 날리는 진료실에서 ‘의술’과 ‘상술’ 사이를 고민하는 인물이다. 그는 “이번 작품으로 무언가 더 얻어야겠다는 욕심은 없었다”며 “개인적으로 B급 감성의 코미디를 좋아해서 이번엔 무조건 웃기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OTT 티빙 오리지널서 방송
적자 탈출 분투 초짜 개원의
데뷔 후 첫 코믹 연기 도전
“대머리 분장·양갈래 여장
낯설지만 웃어주셔서 만족
중년 남성 연기하며 공감”

이서진은 극 중 민머리 분장이나 양갈래 머리 여장을 하고 등장한다. 낯설지만 어딘지 모르게 자연스러운 모습이 시청자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등에서 함께한 나영석 PD도 그를 보고 박장대소할 정도였다고. 이서진은 “대머리 분장은 내가 먼저 제의했는데 생각보다 잘 어울리더라”며 “웃겨야 하는데 ‘너무 잘 어울려서 어떡하지?’ 싶었다”고 회상했다. 여장 연기는 힘들었단다. “개인적으로 여장은 너무 안 어울리더라고요. 분장팀이 욕심을 내서 눈화장까지 하려고 하길래 버럭했어요. 제가 보기엔 별로인데 보는 분들은 만족해하시더라고요. 하하.”

이서진은 비슷한 연배의 박 원장을 연기하면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그는 “우리 작품은 의학 드라마라기보다 사회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중년 남성의 모습을 담는다”며 “사실 왕이나 실장님 같은 역할보다 중년 남성을 연기하는 게 훨씬 익숙하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박 원장과 비슷한 점도 있단다. “박 원장처럼 저도 절약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성장 과정에서 습관이 몸에 배었달까요. 전기 낭비하고 음식 버리는 걸 싫어하죠. 어쩌면 박 원장보다 제가 더 ‘짠내’날 수 있어요”

1999년 드라마 ‘파도 위의 집’으로 데뷔한 이서진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대중을 만나왔다. 드라마 ‘다모’와 ‘불새’ ‘연인’ ‘이산’ 등에서 굵직한 역할로 주목을 받았고, 영화 ‘오늘의 연애’와 ‘완벽한 타인’ 등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최근에는 나영석 PD가 연출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친근한 이미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서진은 “이번에 특수분장을 세게 해서 다음엔 어떤 코미디 작품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도전하고 싶은 연기가 많아진다는 이서진은 앞으로의 각오를 덧붙였다.

“작품이 잘 될 것 같아서 선택하는 게 아니라 제가 재미있을 것 같으면 하고 있어요. 얼마나 오래 지금처럼 배우로 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그러고 싶어요.(웃음)”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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