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물가, 기는 경기… ‘러시아발 스태그플레이션’ 오나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주요 투자은행과 전문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할 경우 ‘러시아발(發)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급등) 등 세계 경제에 악영향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물가에 대한 소비자 체감심리는 6분기(18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최근 3년래(來) 최악 수준을 찍고 있다. 2019년 소득주도성장과 주52시간근무제로 디플레이션(장기간의 물가 하락) 조짐을 보이며 물가불안이 줄어드는 듯했으나, 이듬해 발생한 코로나19 영향으로 급반전해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체감심리 6분기 연속 하락
코로나19 영향으로 추락 거듭
물가체감지수는 40까지 떨어져
물가 불안→경기침체 악순환 우려
러, 우크라 침공 등 복병 도사려

최근의 심각한 물가불안은 최근 국내경기 둔화와 맞물려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소비자 조사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는 ‘2019~2021년 코로나 전후 3년간의 소비자 경제심리 변화’를 분기별로 추적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은 우려를 제기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매주 1000명을 대상으로 △국내경기 △일자리 △물가 등 국가경제와 △생활형편 △수입 △소비지출여력 △저축여력 △부채규모 등 개인경제 영역에 대해 조사했다.

각 지수는 향후 6개월간의 상황에 대한 예상으로,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크면 낙관적(긍정적) 평가나 전망이, 100보다 작으면 부정적 평가나 전망이 각각 우세함을 뜻한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가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 평가지수는 2019년 조사 시작 때부터 50~60 수준으로 매우 부정적이었으며,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에는 모든 지표가 최악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에 따른 재정확대 정책은 2021년 들어 경기와 일자리 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으나, 물가 불안만큼은 이후에도 계속 심화되는 양상이다.

그 결과 물가 체감지수는 코로나19 발생 전 50~60 수준에서 3년만인 지난해 4분기(10~12월)에 40까지 떨어졌다. 지수 40은 응답자의 80% 이상이 부정적 평가를 할 정도로 더 이상 나빠지기 어려운 한계 상황임을 의미한다.

3년간의 물가심리 추이를 살펴보면 코로나19 발생 첫해인 2020년, 다른 경제심리가 급속하게 비관 쪽으로 이동할 때만 해도 50선을 유지하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발생 이후 다른 항목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던 물가 심리는 다시 상승세를 탄 다른 지표와는 달리 6분기 연속 ‘나 홀로 하락’했고, 작년 2분기(4~6월)부터는 체감경제에 가장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국내 물가와 달리 국내경기와 국가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 체감지수는 최근 3년간 ‘정체→급락→급등 후 정체’라는 U자형 동조화 현상을 보였다. 일자리에 대한 소비자 체감 지수(57) 또한 코로나19 발생 이전 고점(63)에는 도달하지 못했으나 비슷한 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2020년 말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이던 국내경기와 국가경제 심리지수가 2021년 2분기부터 한풀 꺾이는 모습이라는 점이다. 추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장 큰 요소는 역시 물가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최근의 물가 불안은 대내외적인 요인이 겹쳐서 쉽게 안정되기 힘들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며 “계속되는 물가상승이 경기침체의 악순환으로 이끄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조짐이 아닌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