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확진자 17만 명… 유행 정점 다가왔다? 아직 멀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감염 규모가 방역 당국의 유행 정점 예측치에 근접하고 있다. 유행 정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지만, 유행이 예상보다 더 큰 규모로 오고 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 오미크론 변이 유행에서의 최대 관건은 감염 규모의 ‘더블링(두 배 증가)’ 현상 지속 여부이다. 23일 0시 기준 부산에선 1만 2816명, 전국적으론 17만 1452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며 역대 최다로 기록됐다. 수요일 신규 확진자는 주말에 줄어든 코로나 검사가 몰리면서 전주 수요일보다 배 가까운 규모로 급증하는 상황이 6주째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부산도 1만 2816명 ‘역대 최다’
수요일 확진 6주째 배가량 급증
유행 규모·기간 더 확대될 수도
감염 두 배 증가 지속 여부 ‘관건’
만일 일주일 내 감염 규모가 큰 폭으로 하락하거나 일주일 뒤에도 비슷한 규모의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일단 더블링 현상은 멈추고 확산세도 진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는 방역 당국의 유행 예측 중 비교적 양호한 시나리오다.
앞서 지난 21일 정부가 발표한 국내외 10개 연구 기관의 유행 예측에서 절반가량은 유행 정점을 2월 말부터 3월 초, 감염 규모는 15만 명 안팎으로 전망했다. 이 시나리오에 감염 상황을 대입하면, 향후 일주일 안팎으로 지금과 비슷한 규모로 확진자가 나온 뒤 유행의 하락세가 시작된다. 이 수준의 유행은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유행이 진정되거나 정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지표상의 징후가 없다는 게 불안 요소이다. 6주째 이어지고 있는 가파른 확산세가 갑자기 꺾이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확산 속도가 유지되거나 속도가 줄더라도 소폭에 그칠 가능성이 오히려 더 큰 상황이다.
이는 방역 당국 예측치 중 다음 달 중하순이 정점일 것이라는 시나리오와 유사하다. 연구 기관들은 다음 달 중하순 중 하루 24만~27만 명 수준의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감염 규모가 커지고 유행이 장기화되면, 위중증 환자도 함께 늘어난다. 유행 정점이 3월 중순을 넘기면 현재의 방역 의료 체계로는 버거운 수준이 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만일 더블링 현상이 한 주 더 이어지면 이미 하루 확진자가 30만 명을 넘어서면서, 유행 예측치를 완전히 벗어난 감염 상황이 펼쳐진다. 의료 대응 체계의 붕괴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방역 당국은 유행 규모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유행이 끝나면 감염 상황이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단기적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면 결국 위중증, 사망자의 절대 숫자도 증가할 수 있어 위험하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치명률이 상당히 낮은 오미크론이 확산한다는 점에서 일상회복을 위한 긍정적 요인으로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자와 더불어 자연면역 획득자가 늘어, 코로나19에 대한 집단면역 형성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어 손 반장은 “예방접종과 함께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한 보호 체계를 강화하고, 중증·사망률을 최소화하는 데 방역·의료 자원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최근 소아 확진자가 늘면서 5~11세에게도 백신 접종을 허용하고 다음 달 중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기로 했다. 23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권근용 접종관리팀장은 “5∼11세 대상 코로나19 예방접종 백신 품목 허가 사항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접종 계획 수립과 전문가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세부 계획은)3월 중으로 준비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화이자제약의 5~11세용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주’ 수입을 허가했다. 이 백신은 미국, 유럽연합 등 62개국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기저질환 등이 있는 아동을 보호하는 데 효과적이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