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얼룩진 ‘전쟁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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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늘 강대국들의 침략에 시달리고 지배를 받아야 했다. 과거부터 유럽이 동방으로 진출할 때, 러시아가 흑해를 통해 지중해로 나아가려 할 때 꼭 지나가야 하는 곳이 우크라이나였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1991년 러시아에서 독립한 이후로도 전쟁을 치르거나 또는 전쟁에 대비하면서 지난 30년을 보내왔다. 비옥한 토지와 풍부한 자원이 있는 나라임에도 늘 가난을 면치 못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대국민 TV연설을 통해 밝혔듯,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볼셰비키 공산주의 러시아에 의해 만들어진 나라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푸틴 대통령은 끊임없이 우크라이나를 영향력 아래 두려 했고, 우크라이나에서는 친러와 친서방 대통령이 차례로 집권하며 각각의 지지 기반이 있는 동·서부가 분열됐다.

2014년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빼앗은 뒤 친러 세력이 많은 동부 돈바스지역의 분리 독립을 지원하며 분열을 부추겼다. 돈바스지역은 이때부터 화약고가 됐다. 친러 반군은 러시아에서 무기와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8년간 정부군과 맞서 왔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에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해 러시아와의 악연을 끊어내려는 여론이 거셌다.

한편,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돈바스지역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독립 승인을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21일 CNN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푸틴이 미친 짓을 했지만 우리는 충격을 받지 않았다”면서 “그는 전에 썼던 상상 속의 역사를 반복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들 지역 친러 반군들이 공화국을 선포하고 갈등을 일으켜 왔기 때문에 러시아로 귀속돼도 놀랄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돈바스 주민 절반 이상은 러시아어를 모국어로 생각하며, 러시아어와 비슷한 우크라이나 방언 ‘수르지크’를 쓰는 사람도 많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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