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강서낙동·창원’ 선전, 윤석열 ‘금정해운대’ 초강세
이번 대선에서 부산·울산·경남(PK)에서 지역별 후보 지지도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6월 지방선거에서 ‘정당’보다 ‘인물’ 위주의 투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확인됐다. <부산일보>가 PK 유권자들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통해서다.
본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19~20일 18세 이상 부울경 유권자 2802명(부산 1000명, 울산 801명, 경남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부울경 3개 지역 모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20%포인트(P) 안팎으로 크게 앞섰지만 권역별 지지도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울산 북·동부경남권 지지 높아
윤석열
서부내륙경남·울산 중구 ‘압도’
PK 지역별 쏠림 현상 두드러져
50.1%가 “인물 보고 지선 투표”
해당 지역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와 함께 6월 PK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지방선거 때 ‘대선 결과’를 따르기보다 ‘인물 위주’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우선 부산에선 윤 후보(52.0%)가 이 후보(32.4%)를 19.6%P 앞섰지만 권역별 지지도는 크게 달랐다. 진보성향 유권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강서낙동강권과 보수 유권자가 밀집한 해운대금정권이 대표적이다. 동부산의 중심지인 해운대·금정·기장에선 윤 후보(54.9%)가 자신의 평균 지지율보다 높았고 이 후보(30.8%)는 낮았지만, 사하·사상·북·강서 등 낙동강 권역에선 윤 후보(48.5%)와 이 후보(34.8%)의 지지율 격차가 평균보다 작았다.
비교적 보수성향이 강하다는 중동도심권(동래·연제·수영·남)에서도 윤 후보(54.1%)가 이 후보(31.6%)를 크게 앞섰다. 다만 부산 여론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중서도심권(부산진·영도·동·서·중)에선 윤 후보(50.9%)와 이 후보(32.1%)의 지지율이 전체 평균과 비슷했다. 여야는 ‘대선 기여도’를 지선과 차기 총선 공천에 반영하겠다고 천명했다.
더 눈길을 끄는 점은 6월 지선의 투표 성향이다. 부산 전체에서 ‘대통령과 같은 정당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응답(40.9%)보다 ‘정당에 관계없이 인물보고 투표하겠다’는 답변(50.1%)이 훨씬 높게 나왔다. 이는 윤석열·이재명 후보 모두 PK 출신이 아니어서 부울경 지방선거의 영향력이 약한 데다 역대 지선의 ‘쏠림 현상’에 대한 반성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중서도심권에선 정당투표(36.1%)보다 인물투표(54.3%)의 비율이 훨씬 높았지만 해운대금정권에선 정당투표(42.0%)와 인물투표(46.6%)가 비슷했다. 중동도심권에선 정당투표(44.0%) 응답이 평균을 상회했지만 인물투표(48.1%)의 비율도 적지 않았다.
울산에선 윤 후보(51.6%)가 이 후보(31.4%)를 20%P 넘게 앞섰지만 권역별 편차가 상당했다. 울산에서 가장 보수적인 중구에선 윤 후보(58.8%)가 이 후보(27.5%)를 30%P 넘게 앞섰지만 진보 성향이 강한 북구에선 이 후보(39.9%)와 윤 후보(42.5%)의 지지율 차이가 불과 2.6%P에 불과했다.
울산에선 정당투표(42.0%)와 인물투표(48.5%)의 격차가 크지 않았고, 진보 성향이 강한 북구에선 정당투표(33.1%)보다 인물투표(59.7%)의 비율이 훨씬 높았다. 동구에선 인물투표(37.3%)보다 정당투표(55.7%)의 비율이 크게 높아 눈길을 끌었다.
비교적 보수성향이 강한 경남에선 윤 후보(53.1%)의 지지율이 부울경에서 가장 높았고, 이 후보(29.5%)는 낮게 나왔다. 특히 서부내륙권에선 윤 후보(63.3%)가 유달리 강세를 보였고 이 후보(16.9%)는 극히 저조했다. 반대로 이 후보(35.0%) 강세 지역인 동부권에선 윤 후보(42.9%)와의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았다. 경남에선 정당투표(43.8%)와 인물투표(46.9%)의 차이가 거의 비슷했으며 권역별 차이도 크지 않았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