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분양 부산 30평형 아파트, 입주 때 3억 올랐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지난해 12월 입주한 동래구 온천동 동래래미안아이파크의 분양 당시 모델하우스에 몰린 인파. 지난해 부산에 입주한 아파트(30평형 기준)의 입주시점 실거래가는 분양가보다 평당(3.3㎡) 884만 원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일보DB

최근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분양가가 시세보다 크게 낮은 이른바 ‘로또 분양’ 현장이 전국 곳곳에서 나타났다. 부산에서도 30평형 기준 분양가와 입주 시세(입주 시점의 실거래가)는 평당(3.3㎡) 884만 원 가까이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총액으로는 분양가보다 2억 9882만 원 올랐다. 해운대구의 한 34평 아파트는 분양가와 입주 시세가 7억 원 넘게 차이를 보이며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17개 단지 전수 조사 결과
역대급 불장 속 신축이 집값 견인
입주 시세, 분양가보다 65% 올라
부산 누계 상승률의 3배 넘어
해운대경동리인뷰 7억 올라 ‘1위’

■분양가-시세 얼마나 벌어졌나?

부동산서베이가 지난해 부산의 입주 아파트를 전수 조사한 결과, 30평형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1346만 원이다. 조사 대상은 200세대 이상의 아파트로, 총 17개 단지 1만 5468세대다.

이들 아파트는 2017년 10월부터 2019년 4월 사이 분양했다. 평균 3~4년이 지난 후 입주가 시작된 지난해의 실거래 평균가는 평당 2233만 원이다. 총액으로 따지면, 4억 5000여 만 원에 분양 받은 아파트가 입주 시점에는 7억 5441만 원에 매매가 된 것이다.

입주 시점에 매매를 통해 아파트를 구매한 이보다 분양 받은 이가 3억 원 가까이 이득을 본 셈이다. 지난해 직장인의 평균 월급이 320만 원이라는 통계청 자료를 대입하면, 8년 치 월급이 가까운 금액만큼 차이가 난다.

상승폭을 기준으로는 역대급 불장 속에서 신축 아파트 상승률이 더욱 큰 것으로 해석된다. 입주 시세가 분양가보다 65%나 높은 것으로, 지난 3년 동안 부산의 아파트 누계 상승률인 19.98%의 3배가 넘는다. 경기와 상관없이 인기 신축 아파트 선호도는 항상 높은데, 집값 급등기를 맞아 가격이 더욱 가파르게 오른 것이다.



■해운대구 아파트 제일 큰 폭 상승

개별 단지를 살펴보면 지난해 5월 입주한 해운대경동리인뷰1차(해운대구 중동·298세대)의 34평이 분양가 대비 가장 많이 올랐다. 2017년 10월 분양한 이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1924만 원이었다. 입주 때 실거래가는 13억 6600만 원으로, 평당 4018만 원을 기록했다. 분양가와 입주 실거래가가 무려 7억 1184만 원(평당 2094만 원)이나 차이가 나서 그야말로 ‘로또 분양’에 해당됐다. 해운대경동리인뷰1차는 분양 당시 1순위에 2163명이 몰려, 청약 경쟁률은 8.1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입주한 동래래미안아이파크(동래구 온천동)는 해운대경동리인뷰1차에 이어 두 번째로 분양가 대비 입주 실거래가가 높았다. 34평의 분양가는 평당 1531만 원이었는데, 입주 시점 실거래가는 3456만 원으로 두 배 넘게 올랐다. 총액 기준으로 분양가보다 6억 5446만 원이나 오른 11억 7500만 원에 거래됐다. 동래래미안아이파크는 온천2 재개발구역에 들어선 초대형 단지로, 32개동 3853세대 규모다. 1군 시공사가 참여한데다 주거 선호도가 높은 동래구에 자리잡아 분양 당시에도 큰 관심을 모았다. 당시 2만 2468명이 1순위 청약에 몰려 17대 26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3월 입주한 수영구 광안동 광안에일린의뜰의 34평도 분양가보다 입주 시세가 3억 9140만 원이나 올랐다. 지난해 연제구의 ‘신축 삼총사’로 불리는 힐스테이트연산2단지, e편한세상연산더퍼스트, 힐스테이트연산1단지도 분양가 대비 입주 시세 차이가 3억 원이 넘었다.



■올해도 로또 분양 가능한가?

업계는 올해 분양 예정인 아파트가 약 2만 5000세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에코델타시티 공공분양(2770 세대) 등을 제외한 대부분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 받는다. HUG는 지난해 말 최대한 주변 시세를 반영하도록 분양가 책정 기준을 조정했다. 그동안 HUG는 주택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분양가를 낮게 산정했지만, ‘로또 분양’의 부작용을 비판하는 여론이 높아지자 분양가 현실화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HUG의 바뀐 기준에 따른다면, 평당 2230만 원 상당의 신축 아파트 시세가 올해 아파트 분양가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1월 온천4구역은 평당 1959만 원으로 분양가가 책정되어 엘시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분양가를 기록했다. 양정1구역은 평당 2000만 원의 분양가를 신청했다가 1581만 원으로 산정되어 조합 측이 재심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 분양가가 예년보다 높더라도 무주택자라면 입지 좋은 단지의 청약에 무조건 도전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HUG가 시세를 반영한다고는 하지만, 분양가 산정은 집값 안정이 목적이어서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하고 가격도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지만, 매매가가 본격적으로 하락 국면으로 접어든 것은 아니다”며 “여전히 실거래가가 높기 때문에 실수요자라면 주거 선호가 높은 대단지 위주로 청약에 적극 도전해 볼만하다”고 조언했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