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초박빙 '깜깜이 선거', 막판 변수 떠오른 단일화
제20대 대선의 사전투표가 4~5일 이틀간 실시되고 오는 9일 본투표가 치러진다. 앞서 2일 저녁에는 여야 대선 후보 4명의 TV토론이 사회 분야에 걸쳐 진행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3차례 주관한 토론회 일정이 마무리됐다. 이제는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지지 후보를 결정해야 하는 ‘유권자의 시간’만 남은 셈이다. 게다가 공직선거법상 본투표를 6일 앞둔 3일부터는 각종 여론조사의 결과 공표나 인용 보도를 금지하는 속칭 ‘깜깜이 기간’이 시작된다. 이런 가운데 대선 막바지에 최대 변수로 등장한 후보 간 단일화 문제가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신협 등 여론조사, 유력 두 후보 접전
유권자 냉엄한 판단·투표 참여가 관건
3·9 대선은 예전 선거와는 달리 참으로 특이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제1야당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모두 비리 의혹, 자질과 능력 문제, 가족 리스크 등으로 논란을 낳으며 “마땅히 뽑을 만한 후보가 없다”는 소리를 듣고 있어서다. 두 후보 측이 정책과 비전 대결보다는 상호 비방 같은 네거티브 선거 운동에 치중함으로써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거나 ‘최악의 대선’이란 원성을 사는 것도 그렇다. 두 유력 대선 주자가 막판까지 초박빙의 판세 속에 접전을 벌이고 있는 현상 역시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등 한국지방신문협회 소속 9개 언론사가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을 통해 실시해 2일 공개한 3차 여론조사에서도 팽팽한 대결 구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 윤석열 후보 45.3%, 이재명 후보 42.4%의 지지율로 격차는 2.9%포인트에 불과했다. 또 막판까지 1~2%포인트 정도의 차이에서 더욱 치열한 경쟁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됐다. 다른 여론조사 결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지지층을 중심으로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이유다. 근소한 차로 당락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지층을 결집해 한 표라도 더 건지겠다는 속셈인 게다. 이는 본투표 당일에는 자칫 기세등등한 코로나19 확산세가 변수로 작용할 경우 투표율 하락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선거 막바지 국면에서 대선 후보들의 단일화가 실제적인 변수로 떠올랐다.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가 2일 후보직을 사퇴하며 남은 기간에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위해 뛰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가 힘들어지자 ‘투표를 통한 단일화’로 정권을 교체하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안 후보는 윤 후보를 만날 용의가 있다며 단일화 여지를 남기고 있다. 초박빙의 ‘깜깜이 선거’인 까닭에 판세 예측은 더욱 어렵게 되고 단일화 여부에 따라 지지율이 출렁일 수밖에 없는 상태다. 대세론에 편승하는 밴드왜건 효과나 열세 후보에게 표를 주는 언더독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유권자들의 신중한 후보 선택과 소중한 한 표 행사가 매우 중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