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나혜석·천경자, 서울 서촌 거리를 활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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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의 화가들, 근대를 거닐다 / 황정수

1970년대 나온 <한국현대미술 대표작가 100인 선집>은 볼수록 신기롭다. 총천연색으로 된 화집으로 우리나라의 대표작가 100명과 그들의 작품을 100권에 화려하게 싣고 있다.

이번에 이 화첩을 다시 뒤적이게 하는 책을 만났다. <경성의 화가들, 근대를 거닐다>는 ‘북촌 편’과 ‘서촌 편’ 두 권으로 출간됐다. 서울의 두 지역은 일제강점기 우리나라 화가들이 미술 활동을 할 저변이 형성된 유일한 장소였다. 당시로는 드물었던 전시관이 있었고, 미술품 거래도 활발한 곳이었으니 자연히 유명한 화가들이 두 곳으로 모여들었다.

이 책들은 그들의 활동과 작품, 일화들을 상세히 전한다. 저자는 직접 현장을 찾아가 치열한 예술 활동을 한 화가의 숨결을 전하려고 노력한다. 그 내용들이 <한국현대미술 대표작가 100인 선집>에서 설명이 부족해 아쉬웠던 점들을 보충해줬다.

이 시리즈는 모두 59꼭지로 근대 미술가의 고달팠지만 아름다웠던 삶을 담아낸다. 북촌이란 이름은 ‘서울의 대로인 종각 이북’에서 유래했다. 저자는 그곳을 산책하며 오르는 길에서 서양화의 시작을 알린 고희동을, 내려오는 길에서 인물화의 귀재 김은호를 만난다. 경복궁 서쪽에 있어서 이름 붙은 서촌도 여러 미술인의 자취를 간직하고 있다. 최초의 여성화가 나혜석, 채색화의 전설 천경자 역시 그들에 속한다.

부산과 경남의 미술을 만날 수 있어 흥미를 더한다. 대표적인 화가가 이중섭이다. 부산 범일동 판잣집과 경남 통영에서 지낸 그의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다. 그 후 서촌 누상동에서 창작열을 태운 그의 모습이 새롭게 다가온다. 황정수 지음/푸른역사/북촌 편 388쪽, 서촌 편 328쪽/4만 2000원(세트). 이준영 선임기자 g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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