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한 ‘듀오’ “표심도 함께해 주오” 꿈… PK선 파급 효과 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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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안철수 단일화

3·9대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3일 극적으로 이뤄진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단일화’가 양강 후보 간 ‘박빙’ 양상이던 판세를 뒤흔들지 주목된다. 여론조사상 두 후보 지지율이 그대로 합쳐진다면 윤 후보가 승기를 잡았다고 봐야 하지만, 단일화 효과는 그리 단순하게 작용하지 않는 분위기다.

우선 이미 투표용지 인쇄가 끝난 데다 단일화 시기가 상당히 지연됐다는 점에서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견해가 있다. 단일화를 둘러싼 양측의 거친 충돌로 피로가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실제 지난달 27일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 이후 나온 여론조사에서 단일화로 인한 지지율 상승 효과를 예단하긴 쉽지 않다.

양강 후보, 박빙 판세 흔들지 주목
시기 지연에 시너지 효과 제한적
여권 지지층 결집 역효과 예상도
안 지지 이탈 표심은 윤에 유리
부산, 단일화 열망 매우 강해

이번 단일화 합의 직전 실시된 야권 단일화를 가정한 5곳의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윤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이라는 결과가 4곳, 윤 후보가 오차범위를 벗어난 격차로 우세라는 결과는 한 곳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안 후보의 지지율은 단일화 결렬 이후에도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5~7%대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됐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도 안 후보 지지층의 윤 후보 ‘쏠림’이 가시적으로 드러나진 않았다는 것이다.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이, 윤 후보뿐만 아니라 안 후보 지지층도 고착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안 후보 지지층 일부는 이날 단일화 선언에 대해 ‘배신’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 후보 측은 오히려 여권 지지층의 막판 총결집 등 단일화 역효과를 예상한다.

그러나 이, 윤 후보의 1~2%포인트(P)의 초박빙 접전 상황에서 안 후보의 중도 사퇴는 승부의 추를 기울게 할 중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단일화 가능성이 거의 사라진 상황에서 단일화 여론조사에 나선 표심과 실제 단일화가 이뤄진 이후 표심은 상당히 다를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정당학회가 에스티아이에 의뢰해 지난달 19~25일 2100명, 지난 17~24일 17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2차 패널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3%P) 결과를 보면 해당 기간 동안 안 후보 지지에서 이탈한 응답자의 16.7%는 윤 후보로, 7.9%는 이 후보로 옮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2 대 1 비율이다. 안 후보 지지층의 성향 분포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지표다. 남은 기간 5~7%대인 안 후보 지지층이 비슷한 비율로 이동한다면 윤 후보로서는 적잖은 지지율 상승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승부처로 여기는 부산·울산·경남(PK) 등지에서 단일화 효과가 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를 포함한 한국지방신문협회(한신협)의 3차 여론조사(2월 26일~3월 1일, 부산 거주 남녀 436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8%P)에서 윤 후보 지지율은 48.4%로 이 지역 ‘정권 교체’ 지지층 55%에 못 미쳤다. 반면 부산 출신인 안 후보의 PK 지지율은 8.3%로 전국 지지율 7.3%보다 소폭 높았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단일화 결렬 선언 이후 안 후보를 안지 못 하는 윤 후보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이 지역 야권 지지층의 반감이 적지 않았다”면서 “많이 늦었지만 안 후보가 남은 기간 윤 후보를 적극 지원하는 등 화학적 결합을 이룬다면 PK에서는 윤 후보가 안 후보 지지층의 상당 부분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지난달 19~20일, 부산 거주 1000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3.1%P)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중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61.1%였고, 실제 단일화를 가정한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윤 후보는 다자대결 때보다 단일 후보가 됐을 때 3.2%P 지지율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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