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지층 결집했다”… 여야, 사전투표율 아전인수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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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정착·진영 대결 등이 원인

4~5일 실시된 제20대 대선 사전투표율이 종전보다 10%포인트 높은 36.9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그 의미를 둘러싼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측은 서로 ‘우리 지지층이 결집한 결과’라며 각자 유리한 해석으로 기세 대결을 했지만, 전문가들의 분석은 조금 다르다.

일단 사전투표율 상승의 가장 확실한 요인은 제도적 안착으로 꼽힌다. 전국 어디서나 투표를 할 수 있어 오히려 본투표보다 편리한 측면이 있고, 특히 코로나19 감염 우려 속에서 상대적으로 덜 붐빈다는 점도 유권자들의 참여도를 크게 높였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때문에 높은 사전투표율이 전체 투표율의 상승을 담보하기 어렵다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사전투표율의 급격한 상승은 이번 대선에 대한 유권자들의 뜨거운 투표 열기를 반영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극단적인 진영 대결 양상 속에서 여야 모두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한 것이 일차적인 배경으로 풀이되는데, 특히 선거전 막판까지 ‘양강’ 후보의 ‘초박빙 판세’가 지속된 것이 양 지지층의 투표 참여 심리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 윤 후보 측이 이번 사전투표율을 두고 자기 쪽에 유리하다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놨지만, 이 또한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 사전투표는 지난 총선 당시 보수 지지층에서 ‘조작 의혹’을 제기할 정도로 민주당 쪽에 유리한 결과를 내왔지만, 사전투표를 선호하는 2030의 경우 이번 대선에서는 이 후보보다 윤 후보 지지층이 더 두껍다.

일단 17개 시·도별 투표율은 민주당 주장에 손을 들어주는 듯하다. 전남 51.4%, 전북 48.6%, 광주 48.3%로 민주당 강세 지역인 호남 지역의 투표율이 가장 높았고, 국민의힘 강세 지역인 부울경의 경우 부산 34.2%, 울산 35.3%, 경남 35.9%로 모두 전국 평균 투표율에 못 미쳤다. 특히 대구는 33.9%로 가장 투표율이 낮았다. 그러나 사전투표에서 나타난 지역 간 차이가 본투표에서 재현된다는 보장이 없고,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이 선거 당일 대거 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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