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을 때마다 쑤시는 무릎, 한방으로 다스려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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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더 늘어나는 관절염 환자

가족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1주일 간 외부 활동을 끊고 재택근무를 해야 했던 A(55·여) 씨는 간만에 봄 정취를 느끼려 집 근처 뒷산을 찾았다. A 씨는 3시간가량 기분 좋게 등산을 마치고 그날 저녁 모처럼 곤히 잠들었지만, 다음날 부쩍 한쪽 무릎이 시큰거리기 시작했다. 평소 운동량이 부족해 관절이 굳어 있어서 그럴 거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며칠이 지나도 통증은 사그라지지 않았고, 병원에서 무릎 관절 사이의 연골판이 손상돼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갑작스러운 활동량 증가로 ‘욱신’
60대 환자, 감기 환자 배 웃돌아
과체중·운동으로 인한 인대 손상
틀어진 골반·발 상태 등 원인 다양
원인별 침·약·추나 맞춤치료 효과

■고령층에 흔한 고질병, 무릎 관절염

무릎 관절을 구성하고 있는 대퇴골(넓적다리 뼈)과 경골(정강뼈)의 양쪽 끝단 부분 연골이 과도한 이용이나 노화로 마모 되고, 그로 인해 관절이 붓고 통증이 동반되는 것이 무릎 관절염이다. 심하면 다리를 절게 되기도 한다. 무릎 관절염을 앓게 되면 심한 통증으로 걷는 것이 어려워지고 자연스레 활동량이 줄어들게 된다. 하체 근육이 사라지고, 면역력도 약해지는 한편 만병의 근원인 비만을 초래하기도 한다. 특히 갑작스럽게 활동량이 늘어나는 봄에는 관절염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아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 50대 이상 무릎 관절염 환자 수는 감기 환자보다 약 1.5배 많았으며 60대의 관절염 환자 수는 감기 환자의 두 배를 웃돌았다.

정인부부한의원 백상인 원장은 “무릎은 얼핏 생각하면 매우 단순한 구조로 이뤄져 있지만 문틀이나 문이 틀어지거나, 이를 연결하는 경첩이 고장 나면 찌끄덕 소리가 나면서 문을 잘 여닫을 수 없듯이 무릎 위와 아래의 뼈가 제자리에 있지 않으면 단순한 관절도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신체구조·외상 따라 무릎 통증 초래

무릎 위 대퇴골은 골반뼈와 함께 고관절을 형성한다. 고관절은 엉덩이 근육과 골반 부분의 영향을 받는다. 엉덩이 근육이 늘어져있거나 너무 타이트하면 골반뼈의 방향을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돌린다. 골반 부분이 틀어져 있으면 골반뼈 역시 거기에 적응하기 위해 틀어진다. 또한 뼈의 좌우 길이가 선천적으로나 후천적으로 차이가 나도 길이를 맞추기 위해 뼈가 틀어진다.

무릎 아래 경골도 발목과 접해 있어 마찬가지로 발의 상태에 따라 틀어지기 십상이다. 평발 같이 발의 아치가 낮을 경우 경골은 거기에 맞춰 안쪽으로 돌아간다. 반대로 발의 아치가 높을 경우 경골은 바깥쪽으로 돌아가기 쉽다. 발가락 모양도 영향을 미치는데 엄지발가락이 짧은 경우 경골은 안으로 돌아가기 쉽다.

무릎의 동그란 뼈인 슬개골 역시 영향을 받는다. 슬개골은 경골과는 인대로, 대퇴골과는 근육으로 연결되어 있다. 근육의 움직임에 따라 슬개골이 왔다 갔다 하는데 과도한 운동으로 근육이 타이트한 경우 슬개골이 근육의 부착부인 위로 올라가게 된다. 반대로 근육의 발달이 저하돼 있으면 밑으로 쳐지게 된다. 슬개골의 위치가 제자리에 있지 않으면 흔히 말하는 연골연화증이 오게 된다. 슬개골의 밑 부분에 있는 연골이 자극을 너무 많이 받아 약해지는 것이다. 이는 오랜 시간 앉아서 일하거나,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해도 생기기 쉽다. 이처럼 관절의 구조가 바르지 않으면 무릎에 문제가 온다. 무릎 위·아래 뼈가 뒤틀려 부하가 균등하게 가지 않으면 척추의 디스크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무릎 안의 반월판에 손상이 가게 된다. 근육의 이상 긴장과 뒤틀린 뼈는 무릎 인대, 특히 늘어난 부위에 손상을 준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 말고도 과체중이나 외상으로 인한 무릎 통증도 있다.



■추나로 골반 교정·약으로 순환 개선

십자인대의 손상이 심하거나 연골이 심하게 닳았을 때는 이에 따른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하다. 심한 경우 인공관절 삽입 수술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통상적으로는 인대, 근육, 연골 같은 연부조직의 손상이 많아 이에 맞는 치료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손상된 부위를 재생시키는 개념으로 침이나 약침을 주로 쓴다. 백 원장은 “침이나 약침은 혈류순환을 높여주고 재생의 기전을 촉진시켜 무릎 주위의 인대를 강화시켜주고 염증을 줄이는데 효과가 좋다”며 “무릎의 구조에 악영향을 끼치는 근육의 과도한 긴장도 침이나 약침으로 완화시킬 수 있으며, 이는 무릎에 영향을 미치는 고관절이나 발목, 발의 연부 조직에도 모두 해당 된다”고 설명했다.

구조적인 문제를 잡는 데는 추나요법이 도움이 된다. 틀어진 골반을 바로 잡고 고관절이나 발의 이상을 교정하면 무릎이 지속적으로 손상 받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한약 처방도 효험이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무릎의 통증을 △습(濕)과 열(熱)로 인해 문제가 생기는 각기 △근육의 이상으로 오는 위증 △무릎 자체가 붓고 아픈 학슬풍, 역절풍 등으로 분류한다. 체내의 기혈 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습이 정체됐다고 본다. 몸이 차서 순환이 잘 되지 않거나 계속된 정체로 염증 반응 같은 열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에 맞춰서 몸을 데워주거나 반대로 습열을 제거하는 약재를 쓰면 무릎 통증이 개선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근육의 긴장이 심하거나 근위축이 있는 경우는 긴장을 풀어주고 혈액의 공급이 원활하게 되는 약재를 쓴다. 백 원장은 “과체중의 경우 몸의 순환을 도와주고 습의 정체를 해소해주는 한약을 쓰면 몸도 가벼워지면서 무릎에 부하가 가는 것도 막아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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