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결 많은 ‘양강 후보’ 경쟁에… 역대급 진흙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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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비호감 선거로 평가받은 20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에 대한 의혹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불거졌지만 대선 구도가 진영 대결로 흘러가면서 여론조사 지지율은 큰 변화 없이 박빙을 이어왔다. 이 때문에 양측은 지지층 결집을 위해 더 자극적인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해 왔고 사생결단 선거에 이르게 됐다. 정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이번 대선 이후 누가 당선되든 극심한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야, 경선부터 ‘집안 싸움’ 과열
후보 선출 후엔 각종 의혹 공방
TV토론회 공약 검증보다 싸움

각 당은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부터 네거티브 분위기가 과열 양상을 보였다. 민주당 ‘명낙(이재명-이낙연) 대전’과 국민의힘 ‘윤석열-홍준표 내전’이 대표적이다. 당초 이 후보가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앞서나가는 듯 했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이낙연 전 대표가 상승세에 올라타면서 ‘1강 1중’에서 ‘2강’구도로 재편됐다.

이에 ‘옵티머스 의혹’ ‘혜경궁 김 씨 의혹’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찬반 논란’ ‘백제 발언’ 등 민감한 이슈를 지속적으로 거론하며 공방을 치고받았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최종 대선 후보 선출 이후에도 지지자들 간 감정의 골이 깊어져 상당 기간 내홍이 지속됐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였다. 윤 후보의 독주가 지속되던 중 홍준표 의원의 추격이 본격적으로 불을 뿜으며 경선 막판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집안싸움은 격해졌다. 마치 15년 전인 2007년 대선 한나라당 경선 때 ‘이명박 vs 박근혜 대혈전’을 연상케 했다. 당시 양측은 같은 당이면서도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혈전을 펼쳤고, 그 앙금은 ‘친이’와 ‘친박’ 계파싸움으로 확산되며 지금도 그 후유증이 있을 정도다. 경선에 패배한 홍 의원은 윤 후보를 향한 쓴소리를 이어나갔고 선대위 참여도 늦어졌다.

네거티브는 양측이 최종 후보를 선출한 이후 더 치열해졌다. 이 후보는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에, 윤 후보는 고발 사주·부산저축은행 봐주기 수사 의혹에 본선 처음부터 투표 전날까지 발목을 잡힌 모양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는 후보 본인 외에 배우자 등 가족들도 네거티브 대상이 되며 점점 더 혼탁해지는 모양새였다.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허위이력 논란, 장모는 편법증여 의혹을 받았으며,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는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장남은 도박 의혹을 받았다.

이 때문에 정책 경쟁의 장으로 꼽혀 온 5차례의 TV토론회에서도 상호 공약 검증보다는 각 진영의 네거티브가 활개를 쳤다. 이은철 기자 eunch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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