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푸틴 지지’ 상징 된 러시아 청년들의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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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티셔츠를 입은 러시아 청년들이 '러시아를 위해! 푸틴을 위해!'를 외치는 모습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알파벳 ‘Z’가 러시아에서 ‘전쟁 지지’의 상징으로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다. 러시아 탱크 등에 새겨져 있는 것은 물론이고, 정치권, 스포츠계까지 전쟁 지지 상징으로 Z자를 앞세우고 있다. 과거 나치 독일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에 빗대, 러시아의 정치 선전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정치권·스포츠계도 광범위 사용
체조선수 유니폼에 부치고 시상대
“나치의 하켄크로이츠” 비판 고조

CNN방송은 러시아 청년들이 ‘Z’ 문양 상의를 입은 채 국기를 들고 있는 정치선전 동영상이 러시아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이 동영상에서 청년들은 “러시아를 위해! 대통령을 위해! 러시아를 위해! 푸틴을 위해!”라고 소리쳤다. 러시아 카잔의 한 호스피스 병원에서는 말기암 어린 환자 등이 눈밭에서 Z자 모양으로 줄을 서기도 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인스타그램에 키릴문자가 아닌 Z를 활용한 게시물을 연이어 올리고 있다. 러시아 체조 국가대표인 이반 쿨리악은 지난 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기계체조 월드컵에서 ‘Z’ 표시를 유니폼에 붙이고 시상대에 올랐다. Z 기호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지난달 하순이었다. 우크라이나 국경 쪽에 집결한 러시아의 탱크, 미사일 발사대, 트럭 등에서 처음 목격되면서 정확한 의미를 둘러싼 해석이 분분했다. 피아 식별 표시라는 분석이 유력한 가설로 등장했지만 확실하지 않았다. ‘러시아어로 서쪽(자파드)을 의미한다’ ‘러시아의 제1 표적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나타낸다’ 등의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극우 성향 민족주의 활동가 안톤 데미도프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글자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이것이 어떤 위치에서 쓰이는지가 중요하다”며 “우리 대통령을 지지하고, 어려운 임무를 수행하는 군 장병을 지지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유대인 학살을 자행했던 나치 독일의 하켄크로이츠를 거론하면서 의문의 Z자에 담긴 메시지를 분석했다. 그는 “1943년, 독일 작센하우젠에 ‘스테이션Z’가 있었다. (유대인 등)대량학살이 자행된 곳이다. 이것이 러시아의 세계다”고 주장했다. 이현정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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