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프리미엄’ 약화… 여야 떠나 인물 위주 대결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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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부울경 전망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부산시당 위원장 등 시당 관계자들이 연제구 부산시당사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왼쪽). 국민의힘도 이날 백종헌 시당위원장과 의원들이 수영구 시당사에서 긴장된 분위기 속에 개표 방송을 지켜봤다. 정종회·김종진 기자 jjh@

“확실한 승자도, 패자도 없는 선거였다.”

20대 대통령선거 결과를 바라보는 부산·울산·경남(PK)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종합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민주당) 윤석열(국민의힘) 후보가 전국 단위에서 초박빙의 승부를 벌인 데다, 두 사람이 부울경에서 당초 예상과 다른 득표율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비록 윤 후보가 PK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평소 기대에 못 미치는 득표를 했고, 이 후보는 ‘보수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윤, PK 득표율 기대 이상 못 얻어
‘정당 효과’도 사라져 예측불허
각당 공천 구도 대변화 불가피
에이스 투입 ‘전략공천’ 가능성
현역 의원들, 시·도지사 출마 관심

이에 따라 8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부울경 지방선거는 예측불허의 전면전이 예상되고, ‘정당’보다 ‘인물’ 위주의 대결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벌써부터 여야 각 당에서 ‘최고의 에이스’를 PK 지선에 투입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경선’보다 ‘전략공천’ 확률이 더욱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산 출신의 한 선거 전문가는 10일 의미 있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이제 PK 지선에서 ‘대선 프리미엄’이나 ‘정당 효과’를 기대하긴 힘들게 됐다”며 “명실상부한 인물 대결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야의 PK 지선 공천구도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부산일보>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달 19~20일 실시한 부산지역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6월 지선 때 “대통령과 같은 정당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응답(40.9%)보다 “정당에 관계없이 인물을 보고 투표하겠다”는 답변(50.1%)이 훨씬 높았다. 그 당시 윤석열(52.0%) 대선후보와 국민의힘(43.7%) 지지도가 이재명(32.4%) 후보와 민주당(31.2%) 지지도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도 정당보다 인물 위주 대결에 후한 점수를 줬다는 점에서 이번 초박빙의 대선 결과는 ‘인물 대결’에 더욱 힘을 실어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부울경 현역 의원들의 PK 시·도지사 출마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가 부울경에서 선전했지만 전국 평균에는 크게 못 미쳤고, 국민의힘은 윤 후보가 60% 득표율에 근접하는 수준에 머물러 여야 PK 의원들은 딜레마에 빠졌다.

우선 박재호 전재수 최인호 의원 부산 현역 3인방은 부산시장 출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도 시장 선거에 소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박형준 현 시장의 재도전이 유력하고, 민주당에선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 등 원외 인사들이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에서도 민주당 소속 송철호 현 시장의 재공천이 기정사실화된 상태이고, 국민의힘에선 이채익 박성민 서범수 의원 등 현역 의원의 도전 여부가 주목된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이 포기할 경우 정갑윤 박맹우 박대동 전 의원과 김두겸 전 남구청장 등이 도전할 전망이다.

경남에선 차기 주자인 김두관(민주당) 김태호(국민의힘) 의원의 맞대결이 주목된다. 두 사람 중 한 명이 도전하면 나머지 1명도 출마 압력을 받게 된다. 국민의힘에선 윤영석 박완수 의원과 이주영 김재경 전 의원 등의 도전 의지가 여전히 강하다.

부울경 기초단체장 공천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인물 위주의 대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쟁력이 입증된 기존 현직 PK 기초단체장은 공천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그러나 2018년 지선 때 지자체장을 대거 상실한 국민의힘에선 치열한 공천경쟁이 불가피해졌다.

국민의힘 모 인사는 이날 “대선 결과도 기대에 못 미치고, 시일도 촉박해 대부분 지역에서 경선을 실시할 형편이 못 된다”며 “적잖은 지자체장 후보가 전략공천을 통해 선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경선 원칙을 천명한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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