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충성 않는다”… 최순실·조국 수사 ‘강골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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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인은 누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과거 모습. 초등학교 때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촬영한 모습(왼쪽)과 중학생 시절(가운데), 사법고시에 합격한 후 사법연수원에 들어가기 전 모습. 연합뉴스

검찰총장 출신 ‘비정치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윤 당선인이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살아 있는 권력’과의 싸움은 계속됐다. 윤 당선인은 2013년 정부의 수사 외압을 폭로하며 ‘강골 검사’로 국민에 이름을 알렸다. 당시 국정감사장에서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 당선인의 발언은 국민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윤 당선인은 같은 해 4월부터 가동된 국가정보원 댓글조작 사건 특별수사팀 팀장을 맡아 원세훈 전 국정원장 구속영장 청구, 국정원 직원 체포·압수수색 문제 등을 놓고 법무부, 수사 지휘라인과 계속해 부딪쳤다. 결국 항명 논란 속에 징계를 받고 지방으로 좌천되며 검찰 중심부에서 멀어져 가는 듯했다.


의리·인연 중시, 9수 끝에 사시 합격
2013년 국정원 댓글 수사 항명 좌천
문 정부서 중앙지검장·검찰총장 발탁
추미애 전 장관과 전면전 벌이고 사표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 때 국정 농단 수사를 지휘하며 다시 조명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는 파격에 파격을 거듭하며 대전고검 검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다시 검찰총장으로 단숨에 올라섰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똑같은 자세를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기점으로 현 정부·여권과의 사이는 멀어졌다. 윤 당선인이 조 전 장관을 향해 칼날을 들이밀자 여권에서는 ‘검찰 쿠데타’ 프레임으로 공세를 취했다. 특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윤 전 총장 징계 청구와 직무집행 정지 등 충돌은 전면전으로 치달았다. 이에 윤 당선인은 임기 4개월여를 남겨두고 지난해 3월 4일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전격 사의를 밝혔다.

이른바 ‘추·윤 갈등’으로 몸집을 키운 윤 당선인은 정권교체에 대한 보수 지지층의 기대를 안고 단숨에 야권의 유력 주자로 부상했다. 정치 입문 이후에도 그가 슬로건으로 내세워 온 공정과 상식은 그동안의 경험들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 같은 윤 당선인의 강골 기질은 어린 시절 일화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윤 당선인이 초등학교 때 한 번은 단체로 창경원(창경궁) 나들이를 나갔다. 구경을 마치고 집에 갈 시간, 스쿨버스를 기다리는데 친구와 친구 아버지가 그의 앞에 차를 세우고 “집에 데려다줄 테니 타라”고 권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저만 가면 다른 친구들은요. 그냥 친구들과 함께 가겠습니다”며 정중히 거절했다고 한다.

1979년 서울대 법대에 진학한 다음 해인 1980년 모의 재판에서 윤 당선인이 당시 대통령이던 전두환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이야기도 그의 성격을 잘 드러내는 이야기다.

이처럼 냉철해 보이는 윤 당선인이지만 그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은 의리와 인연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평소 사람과 술자리를 좋아한 까닭에 윤 당선인은 사법고시 2차에 번번이 미끄러졌다. 결국 사법고시 9수 끝에 1991년 합격했다.

이러한 성향이 자칫 정치에서는 독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윤 당선인 주변을 ‘파리 떼’에 비유하는가 하면 “사람에게 너무 집착하면 성공을 못한다”고 공개 조언하기도 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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