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선·서울법대·검사 출신’ 첫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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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인이 깬 기록들

‘헌정사 최초 검사·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직선제 개헌 후 첫 장외 0선 정치 신인 대통령.’

10일 제20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윤석열 당선인은 첫 타이틀과 기록을 여럿 거머쥐었다. 윤 당선인의 탄생으로 사상 초유 ‘서초동’에서 ‘광화문’으로 직행한 검사,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현실화했다. 윤 당선인은 정통 검사 출신으로 27년여간 검찰에 재직했다.

특히 권력형 비리 등 특수수사에 특화된 경험으로 명성을 쌓아 온 점들은 대선 승리의 동력이 됐다. 윤 당선인은 정치 권력에 연연하는 기성 정치인이나 고위 관료들과 뚜렷하게 구별됐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기성 정치인들과 선을 긋는 결단력을 보여 주기도 했다.

주요 외신도 윤 당선인의 이 같은 이력에 집중했다. 뉴욕타임스는 서울발 기사로 윤 후보 당선을 전하면서 ‘검사로서 전직 대통령들을 뒤쫓았던(go after) 인물’이라고 소개하고 “불만에 찬 유권자가 1987년 이후 가장 치열했던 승부에서 그의 당선을 도왔다”고 분석했다.

윤 당선인은 또 정치 참여를 선언한 지 9개월 만인 ‘0선 정치 신인’이 청와대에 입성한 첫 사례다. 1987년 직선제가 도입되고 당선된 대통령들은 모두 국회의원 출신이었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은 모두 국회의원을 경험했다. 윤 당선인의 경쟁 상대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도 여의도 경험은 없지만 성남시장, 경기지사를 지내며 선출직 경험이 있다.

이 같은 새 역사에는 국민적 기대감이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성 정치권과 정치인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과 비토 정서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여야 대선후보 모두 ‘0선 주자’가 꿰찼을 때에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정치가 탄핵당했다”는 자조 섞인 말들도 쏟아졌다. 이번 대선 결과를 계기로 기득권 쇄신을 원하는 국민적 요구와 맞물려 ‘정치권의 세대교체’가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윤 당선인이 정치인의 필수 코스로 여겨져 온 국회를 거치지 않은 만큼 향후 국정 운영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더욱이 여소야대 정국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의정 경험이 전무한 윤 당선인이 내각 구성, 당·청 관계 정립, 야당과의 협치, 입법 공조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첫 서울법대 출신 대통령으로도 기록된다. 서울대 법대는 대한민국 최고 엘리트 집단으로 꼽히지만 단 한 번도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했다. 이회창 후보가 세 차례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고, 이번 대선에서도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이 도전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패했다.

그동안 대한민국 대통령의 불문율처럼 자리 잡아 온 ‘10년 주기설’도 깨졌다. 1987년 이후 ‘노태우·김영삼’(보수), ‘김대중·노무현’(진보), ‘이명박·박근혜’(보수)가 번갈아 집권했다. 2017년 진보 진영의 문재인 대통령이 정권을 다시 잡으면서 ‘10년 주기설’을 이어가는 듯했으나 윤 후보가 5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이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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