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금융 중심지’에서 ‘부산발 금융 혁신’ 이끌 마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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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왜 부산에 와야 하나?

부산 남구 문현금융단지의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부산일보DB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하면, 부산 금융업의 앵커시설로서 부산·울산·경남 산업 환경을 수도권에 버금가는 규모로 발전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 다른 금융 공공기관과 연계해 그동안 무늬만 금융 중심지였던 부산의 위상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14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산은이 부산으로 이전할 경우 막대한 자본금과 정책 금융 자금을 기반으로 동남권 산업 환경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산은의 자본금은 약 30조 원이며 국내 정책 금융의 약 70%를 집행하고 있다. 따라서 산은의 정책 금융 자금이 동남권 기업에 보다 신속히 지원돼 그동안 정책 자금에서 소외된 기업들의 숨통을 트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권 기업 정책 자금에 숨통
네트워크 활용 글로벌 중심으로
“산은 조직 이기주의” 지역 반발

여기다 △중소기업을 포함한 지역 산업의 개발·육성 △기업·산업의 해외 진출 △신성장 동력 산업 육성과 지속가능한 성장 촉진 등 한국산업은행법에 따른 산은의 주요 업무도 동남권에 우선적으로 시행될 가능성도 높아 동남권 산업 환경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러한 직접 효과 못지 않게 파생되는 간접적 경제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산은 부산 본사가 부산을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반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은 2009년 서울과 함께 금융 중심지로 지정된 이후 BIFC(부산국제금융센터) 건립 등 외형적으로 성장했지만 선진화, 국제화 등 내실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산은 이전으로 금융 회사, 투자사 등 산은과 연관된 기업들이 부산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아 금융중심지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산은은 이미 이전한 금융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다양한 금융 상품을 만들어내는 등 ‘부산발’ 금융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산은은 기업 금융·투자 은행(CIB)로서 전 세계 금융기업들과 거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어 부산을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서 발전시키는 데 적합한 은행으로 평가받는다.

이런 까닭에 최근 산은의 부산 이전 반대 움직임에 대한 부산 여론은 차갑기만 하다. 14일 부산지역 경제계는 산은의 이전 반대를 ‘국가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산은이 조직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국가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지역 금융업계와 시민단체들도 ‘산은의 이기적 태도는 국가 이익과 경쟁력 강화를 저버린 행위’라며 날을 세웠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부산이 금융특화도시로 도약하는 것은 국가 전체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만큼 산은 등 금융공기업의 조기 이전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부산경제살리기 시민연대 관계자도 “산은의 정책 금융 중 많은 자금이 동남권 주력 산업에 집행되고 있는 만큼 산은이 부산으로 이전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형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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