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나토 가입 포기… 종전 실마리 되나
우크라이나가 전쟁 직전 러시아의 요구 사항 중 하나였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포기 가능성을 시사해 종전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새벽 공개된 녹화 연설에서 “러시아와 진행 중인 평화회담이 현실성을 띠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종전 협상의 기대를 높이는 발언을 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15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합동원정군’ 지도자 회의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나토 가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수년간 나토의 문이 열려 있다고 들었지만, 이미 우리는 나토에 가입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것은 사실이고 우리도 이를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나토 가입 불가능 알아
러와 평화회담 현실성 띠기 시작”
러 측도 더 이상 항복 요구 안 해
나토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물량·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나 정작 우크라이나의 핵심 요구사항인 나토 가입에는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국경을 맞댄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면 자국 안보가 위협받는다면서 강력히 반대했고 이는 러시아가 주장하는 침공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포기하고 이를 전쟁을 끝내기 위한 카드로 활용하기로 했다면 휴전 앞에 놓인 큰 난제 중 하나가 풀릴 수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협상 실무진도 다소 긍정적인 변화를 얘기하고 있다. 15일 이호르 조브크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러시아가 더는 항복을 요구하지 않는 등 입장을 완화했다고 전했다.
다만, 실제로 휴전이나 종전이 이뤄지려면 우크라이나의 영토,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과 관련한 이견 해소라는 더 큰 걸림돌을 넘어서야 한다.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