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표’ 광주 찾은 민주 비대위 “죄인 된 심정”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광주시당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16일 첫 지방 순회 일정으로 광주를 찾았다. 이번 대선에서 다시 한번 강력한 지지를 보여 준 ‘텃밭’ 호남에서 반성과 성찰을 다짐하며,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분골쇄신 의지를 다진 것으로 읽힌다. 광주와 전남·북은 대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80%가 넘는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첫 지방 일정에서 새 출발 다짐
일부 당원 ‘윤호중 사퇴’ 시위도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원들과 함께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민주당이 호남의 성원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 정말 송구하다. 죄인 된 심정”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당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도 “호남의 선택이 다시는 아픔이 되지 않도록 뼈를 깎는 각오로 쇄신하고, 또 쇄신하겠다”며 “처절한 자기성찰과 반성이 쇄신의 출발”이라고 거듭 밝혔다.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민생 행보로 다시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조속한 (소상공인)피해회복 지원을 위해 2차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조속히 정부와 협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오후에는 노사 상생의 광주형 일자리 첫 적용 모델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 현장도 찾았다. 윤 위원장은 “대선에서 민주당과 이 후보는 광주형 일자리 시즌2를 약속한 바 있다”며 “비록 패배했지만 광주 시민께 드렸던 약속을 책임지고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광주 방문을 통해 ‘윤호중 비대위’를 둘러싼 갈등을 수습하고, 핵심 지지층으로부터 ‘윤호중 체제’를 인정받는 계기로 삼으려 했지만 오히려 일부 불안정한 모습이 노출됐다.

이날 일부 지역 당원은 비대위 회의 전 광주시당에서 ‘윤호중 비대위 사퇴’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거기다 당내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 출신으로 구성된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더미래)는 이날 윤 비대위원장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더미래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시당 회의실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 평가와 우리의 할 일’이란 주제로 전체회의를 열었는데 현 비대위 체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민주당 내홍은 원내대표 선출과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싸고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다음 주 새 원내대표 선출 직후 공직선거후보자 추천관리위원회(공천위)를 구성하고 6·1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된다. 신임 원내대표는 당연직으로 비대위에 합류하는데, 비대위 내부에서 갈등이 표출될 수 있는 셈이다.

공천위는 구성을 마치는 대로 본격적인 공천 심사 체제에 돌입, 늦어도 다음 달 중순까지는 단수·경선 지역 선정을 마칠 방침이다. 공천위와 함께 전략 공천위도 구성되는데 전략 선거구·후보자 선정 과정에서 강한 반발이 나타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비대위는 이날 신임 정책위의장으로 김성환 의원, 수석대변인에 고용진 의원을 임명했다. 아울러 비대위는 대선 직후인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전국에서 11만 7700명의 당원이 새로 입당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당이 약 25%, 경기도당이 34%를 차지했다. 연령으로 보면 40대가 3만 3000여 명으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 민지형 기자 oasis@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