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망미·수영에 넘실대는 생활과 문화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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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복합공간 ‘F1963’과 좌수영로 ‘엘올리브’ 레스토랑 주변으로 갤러리 등 문화공간이 속속 생겨나면서 수영강 변이 부산의 새로운 문화예술지구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수영강 변에서 시작한 문화예술지대는 인근 수영팔도시장, 수영사적공원으로 확장하는 중이다. 더욱이 ‘일상의 관광화’에 가장 어울릴 만한 공간 ‘망미골목’과 강 건너 센텀시티까지 연계할 경우 부산의 훌륭한 문화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금까지는 기업과 예술인 등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움직였다면 이제는 수영구나 부산시 같은 관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필요가 있다.

기업·예술인 등 민간이 만든 흐름 주목
관에서도 보행·주차 환경 개선 나서야

수영강 변의 변화는 문화로 재생한 F1963 역할이 컸다. 이후 현대차가 운영하는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 국제갤러리 부산점, 금난새뮤직센터(GMC) 같은 것이 차례로 들어서면서 한층 풍부한 문화자원을 품게 됐다. 엘올리브 일대로는 PDM파트너스의 크리에이티브센터, 갤러리 오브제후드, 워킹하우스뉴욕 부산, 갤러리이배, 아트부산 등이 모여들어 새로운 갤러리 집적지로 주목받는다. 수영팔도시장 인근은 공간 힘, 갤러리하나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 작업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문제는 이들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기보다는 각각의 섬처럼 고고하게 빛난다는 점이다.

F1963에 왔다가도 엘올리브 일대 갤러리를 거쳐, 망미·수영동 문화예술지구로 편하게 들렀다 갈 수 있는 환경이면 좋겠다. F1963만 하더라도 대중교통이 불편하고, 주말이면 코스트코 방문 차량까지 뒤엉켜 교통 정체가 심각한 편이다. 이럴 때 제대로 된 대중교통이나 보행 환경이 갖춰진다면 차량 수요도 일부 줄일 수 있다. 윤태환 동의대 호텔·컨벤션경영학전공 교수 지적처럼 수영강 변, 수영사적공원, 망미골목, 비콘그라운드를 연계해 관광 블록화하기 위해서는 도보 접근성 향상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수영강을 경계로 갈라진 센텀시티와 영화의전당, 부산시립미술관을 연결하는 보행교가 건설된다면 런던의 템스강을 가로지르는 보행자 전용교 ‘밀레니엄 브리지’가 부럽지 않을 것이다.

당장은 수영·망미골목 일대의 부족한 주차 공간 확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부산시에서 비콘그라운드를 야심 차게 만들었지만, 오히려 주차 면적은 이전보다 줄어들었다고 한다. 오래된 주택가에 스며든 작은 문화체험공간과 독특한 카페, 개성 있는 라이프스타일숍을 찾는 방문객은 주차장을 찾느라 아우성친다. 이곳에 터를 잡은 작은 공간들은 지리적 이점 못지않게 합리적인 임대료를 따질 수밖에 없었고, 주차는 후순위였다. 관에서 나설 차례다. 수영강을 따라 흐르는 문화예술의 물길을 막거나 터 주는 사명이 주어졌다. 망미·수영에 넘실대는 생활과 문화의 여유가 부산 전역 곳곳으로 확산하길 바라면서 수영구와 부산시의 역할을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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