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권력 이번엔 감정싸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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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무산된 회동을 재추진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지만 신·구 권력이 사사건건 엇박자를 노출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와 임기말 인사권 문제가 16일 오찬 회동이 취소된 배경으로 작용했는데, 이번엔 청와대 이전 문제로 이견을 보였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7일 청와대 내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 간 동선이 비효율적이어서 소통이 어렵다는 주장에 대해 “그런 논리는 (현 상황과)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은 본관 근무를 마다하고 비서동으로 내려왔다”며 “대통령이 찾으면 1분 안에 (참모들이)대통령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무실과 비서동이 너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집무실을 이전한다는 논리는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여기(청와대)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 싶다”고 해 논란을 불렀다. 탁 비서관은 “이미 설치·운영·보강돼 온 수백억 원의 각종 시설이 아깝다”며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역사들, 그리고 각종 국빈 행사의 격조는 어쩌지”라고도 적었다. 특히 그는 “지극히 개인적으로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에 전혀 의견이 없다”면서도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었을 때도 ‘신민’들에게 돌려준다고 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조롱과 비아냥의 탁 비서관은 마지막이라도 책임과 진중함을 보여달라”고 비판했다. 이어 “폐쇄적이었던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는 당선인을 일본에, 국민을 왕정 시대의 신민으로 비유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 대한 모욕이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의 감정싸움이 이어지면서 원활한 정권 인수인계가 이뤄질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박석호 기자 psh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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