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심장 70여 년 청와대, 시민 품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는 대신 지금의 청와대는 시민들에게 완전히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차기 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는 ‘시민공원’ 형태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현재 청와대 자리(서울 종로구 세종로 1번지)는 조선 태조 4년(1395년) 경복궁이 창건되며 궁궐의 후원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는 이곳에 건물을 짓고 총독관사로 이용했다. 이후 1948년 이승만 전 대통령이 ‘경무대’라는 이름을 짓고 관저와 대통령 집무실로 이 건물을 사용하게 된 것이 청와대의 시작이다. ‘푸른 기와집’을 뜻하는 청와대(靑瓦臺)의 명칭을 가장 먼저 사용한 것은 윤보선 전 대통령이다.
청와대 보안이 크게 강화된 것은 1968년 1월 12일 김신조를 비롯한 북한 무장대원 31명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정부 요인 살해를 목표로 청와대 뒷산으로 침투한 이른바 ‘1·21 사태’ 영향이 컸다. 당시 이들이 사용한 북한산 침투로는 이른바 ‘김신조 루트’로 불리며 2009년까지 41년 동안 폐쇄됐다.
이런 폐쇄성과 비효율로 사실 역대 정부가 교체될 때마다 새 대통령이 주요 공약으로 청와대 이전을 검토했다.
청와대 이전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때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길 것을 공약했다. 이후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등을 자문위원으로 하는 ‘광화문 대통령 시대 위원회’를 꾸려 본격적인 검토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현실적인 제약으로 집권 3년 차에 결국 백지화했다. 민지형 기자 oasis@